"조직력 강화가 연승 행진의 비결입니다." 17일 원정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격파하고 3연승 행진을 이어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최순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만면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 감독은 대전, 인천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지만 내심 이길 수 있는 상대로 여겼던 터라 K리그 3차전 상대인 강호 수원 삼성을 전기리그 우승을 위한 최대 승부처로 여겨왔다. 그는 2연승 후에도 "우리는 개막 전부터 수원과의 경기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수원만 이기면 사실상 전반기에는 기대했던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정도. 특히 수원의 현재 사령탑이 한때 대표팀에서 동고동락 했던 차범근 감독이라 선의의 경쟁에서 한발 싶은 마음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이 밝히는 포항의 연승 비결은 조직력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 지난해 포항은 시즌 도중 잦은 선수 교체로 조직력이 무너졌고 선수들 간에 호흡도 맞지 않아 중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같은 약점을 뼈저리게 느낀 최 감독은 동계훈련에서 개인기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을 쌓는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눈빛만 봐도 서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끔 선수들을 조련시켰다. 그 결과, 올림픽대표팀의 쌍포 김동현과 조재진 등 특급 공격수들이 즐비한 수원을 상대로 골을 낚은 뒤 물샐 틈없는 수비벽을 쌓아 승리를 낚으며 조직력 축구의진수를 선보였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플레이메이커 따바레즈를 이용한 까를루스와 우성용의 투톱 공격이 깔끔하고도 위협적이었으며 문민귀-김성근-산토스-남영훈으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 또한 합격점을 받았다. 이날의 수훈갑인 우성용은 "지난해보다 팀의 조직력이 살아나다 보니 선수들간에 자신감이 넘친다"면서 "특히 좋은 용병을 비롯해 선수 자원이 좋아져 우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도 "우리가 우월한 경기 운영을 했는데도 포항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며 악착같은 포항의 플레이에 놀라움을 피력했다. 최 감독은 "수원의 공격력이 훨씬 좋았지만 우리가 골결정력에서 앞섰다"며 "앞으로 전기리그는 9경기가 남았는데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수원=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