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킬러들의 득점포가 깊은 침묵에 빠졌다. 프로축구 2004 K리그가 전기리그 1, 2차전 12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폭격기' 김도훈(성남), `총알탄 사나이' 김대의(수원), `꺾다리' 우성용(포항) 등 각 팀 토종 간판들의 발끝이 약속이나 한듯 잠잠하다. 간판 스트라이커급 중에는 지난 3일 개막전에서 `서울 입성 축포'를 쏘아올린 `샤프' 김은중(FC서울)만이 유일하게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들의 침묵이 깊어지다 보니 지금까지 12경기에서 나온 25골(자책골 제외) 중68%인 17골을 외국인 공격수들이 뽑아내는 `용병천하'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훼이종(대구)과 이장수호 신병기 모따(전남)는 벌써 3골로 초반 득점 레이스를 달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 시즌 최다골(28골)로 각종 타이틀을 싹쓸이한 김도훈의 침묵은 예상 밖이다. 작년 경기당 0.7골을 기록한 김도훈은 지난 2월 A3챔피언스컵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뽑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되자 골은 물론 좀처럼 득점 찬스도 잡지 못하고 있다. 김도훈은 10일 대전과의 경기에서 투톱 파트너 아데마가 5개의 슛을 날리는 동안 단 한번밖에 슈팅을 쏘지 못했다. 차경복 성남 감독은 "이성남 등 미드필더진에서 올려주거나 찔러주는 볼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욕심이나 부담 때문에 거리와 높이 조절에 문제가 있는 것같다. 좀 더 침착하면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2연승을 달린 포항의 대표 킬러 우성용도 용병 콤비 까를로스와 코난이 나란히 1골씩 터뜨린데 비해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고 수원으로 둥지를 옮긴 김대의와 에드밀손의 빈 자리까지 메워야 하는 남궁도(전북)도 골맛을 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빈약한 팀 공격진에서 큰 몫을 맡고 있는 부천 SK의 최철우는 설상가상으로 무릎 부상까지 당해 정해성 감독의 주름살을 깊게 했다. 부상을 털고 일어선 `라이언킹' 이동국(광주)은 득점포를 쏘지는 못했지만 10일대구전에서 어시스트 1개를 올려 그나마 부활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