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스프린터' 장재근(42) 코치와 일본의 `단거리 승부사' 미야카와 지아키(54.도카이대 교수) 코치가 한국 육상의 신.구 기수들을 앞세워 기록 대결을 펼친다. 그동안 단거리 대표팀을 맡아 담금질해온 장 코치와 상비군 선수들을 특유의 집중훈련으로 조련해온 미야카와 코치는 오는 8-9일 부천에서 열리는 전국실업육상선수권대회에 각각 자기 캠프의 간판 선수들을 내보내 레이스를 벌인다. 80년대 아시아의 단거리 황제로 군림했던 장 코치가 내놓은 비장의 카드는 남자100m 국내 랭킹 1위인 베테랑 스프린터 강태석(29.안양시청). 지난 98년 호치민오픈에서 10초30으로 79년에 작성된 서말구의 한국기록(10초34)를 깨뜨리고도 수동식 계측이라는 이유로 공인받지 못했던 강태석은 작년 전국체전에서 10초40을 뛴 여세를 몰아 25년 묵은 100m 기록을 새로 작성하겠다며 도전장을냈다. 이에 맞서는 미야카와 코치의 대항마는 주부 육상선수 이윤경(27.울산시청). 작년 8월 전국실업단대항대회 여자 400m에서 53초67를 주파, 13년 전 박종임의종전기록을 0.93초나 앞당기며 기염을 토했던 이윤경은 정신력과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미야카와 코치의 `특별 과외'를 받아 최고의 컨디션에 올라섰다. 여자 100m와 200m에도 미야카와 코치의 지도를 받은 김남미(20), 최주영(23.이상 인천 남동구청) 등 상비군 기대주들이 줄줄이 출격한다. 작년 11월 국내 코치 강습회를 시작으로 `한국 단거리 도우미'로 자처하고 나선미야카와 코치는 아시아 100m기록(10초00)을 세운 일본의 단거리 영웅 이토 고지를길러낸 명조련사. 한국 단거리 선수들이 상체를 제대로 숙이지 못한 채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파악한 미야카와 코치는 그동안 바벨을 묶어 자세를 교정하고 구토할 정도의 레이스를 반복하는 `지옥훈련'으로 유망주들을 담금질했다. 장 코치와 미야카와 코치가 비록 같은 종목에서 맞대결을 벌이지는 않지만 누구든 한국기록을 먼저 일궈내기만 하면 앞으로 기록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육상 트랙의 재질 중 가장 반발력이 뛰어난 `몬도트랙'에서벌어지는 만큼 기록 단축 효과를 기대할만 하다. 두 코치의 진짜 맞대결은 오는 20-24일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펼쳐진다. 이 대회에는 미야카와 코치가 집중 조련 중인 전덕형(20.충남대)과 장 코치 캠프의 간판 강태석이 100m에서 맞불을 놓는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명코치들의 경쟁은 한국 육상의 기록 르네상스를 위한 `흑묘백묘 작전'으로 볼 수 있다"며 "어떤 쪽이 쥐를 잡든 한국 육상의 미래를 열어젖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