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7년 이라크와 격돌했던 옛 태극전사들이 방한하는 이라크올림픽대표팀에 '평화의 축구공'을 선물하기로 한 가운데 이라크팀 유니폼에 양국 국기가 나란히 놓이고 '1967-2004'라는 문구가 새겨진 마크를 부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허윤정(69)씨 등 대표팀 전신인 양지 출신 멤버들은 오는 5일 이라크팀 숙소인 서울 타워호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구 등 100여개의 볼을 전달하면서 이라크팀 단장과 마크 부착안을 협의할 생각이다. 이들 멤버는 이미 가로 9cm, 세로 4cm의 마크 30여개를 준비했다. 노장들이 이 같은 아이디어를 낸 것은 6일 열리는 한국과 이라크의 올림픽축구평가전이 이라크에 생중계되는 점에 주목, 34년전에 한국팀이 바그다드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에 출전한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씨는 2일 "허락만 얻으면 1시간 안에 유니폼에 이 마크를 부착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자이툰부대의 파병에 맞춰 현지에서 '34년만의 OB대결'이 성사될 수 있도록 이라크 단장에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 노장은 한국인으로는 거의 최초로 이라크 땅을 밟아 군인선수권에 참가했던 인연을 내세워 "우리 축구인이 양국 우호증진에 힘을 보태자"며 의기투합, 축구공 선물에 이은 OB대결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선물 전달식에는 허씨를 비롯해 이회택, 이영근, 조정수, 김삼락, 김기복, 정병탁, 이이우, 서윤찬, 이세연씨가 참석할 예정이나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은 K리그 등 개인 사정으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