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호령하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컷오프를 걱정하는 처지에 빠졌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쳐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버디는 고작 2개에 그쳤고 보기 5개를 쏟아낸 우즈는 지난주 베이힐인비테이셔널대회 2∼3라운드에 이어 이날까지 4라운드 연속 오버파 스코어를 내는 부진의 수렁에 빠져 들었다. 선두 애덤 스콧(호주)에 무려 10타차로 뒤져 우승은 커녕 컷오프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우즈가 만약 2라운드에서도 1라운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다면 97년 프로 데뷔이후 두번째 컷오프를 당하게 된다. 96년부터 PGA 투어에서 뛴 우즈가 지금까지 컷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데뷔 2년차이던 97년 캐나다오픈에서의 단 한차례 뿐이었다. 이에 따라 무한정 계속될 것 같았던 연속 대회 컷 통과 세계기록 행진도 중단위기를 맞았다. 우즈는 97년 10월 올스모빌클래식 이후 6년 동안 11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번도컷오프된 적이 없었고 이는 60여년 동안 난공불락이던 바이런 넬슨의 113경기 연속컷 통과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불멸의 기록'. 더구나 우즈는 당분간 이 기록을 스스로 경신해내면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200경기 연속 컷 통과까지도 무난하다는 전망을 낳았으나 올해 '낙마' 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우즈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이라는 점이다. 이날 우즈는 14차례 드라이브샷 가운데 고작 6차례만 페어웨이에 떨구는데 성공했고 버디 기회는 7차례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가뭄에 콩 나듯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다음 샷에서 실수가 나왔고 최근 5라운드연속 벌타를 먹는 '황제'답지 플레이로 체면을 구겼다. 5번홀(파5)에서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적중시킨 우즈가 3번 우드로친 두번째샷을 숲으로 날려버린 것이 이날 우즈의 부진을 잘 설명한다. 악명높은 아일랜드 그린의 17번홀(파3)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을맞히지도 못하고 연못에 빠져버렸다. 퍼트도 홀당 1.8개에 이르러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나마 결정적인 고비 때중거리 퍼트가 몇차례 떨어져준 것이 더이상의 추락을 막았다. 우즈는 "내일 언더파 스코어를 내서 컷오프는 피하겠다"고 다짐했지만 2라운드경기 시간이 바람이 거세지는 등 코스 환경이 나빠지는 오후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