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나 끝냈지만 반이나 남았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꺾고 기분 좋은 3연승으로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3경기. A조 선두 '김호곤호'는 다음 달 14일 말레이시아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5월 1일 중국과 원정경기, 같은 달 12일 이란과 홈경기로 이어지는 남은 '반바퀴'를 뛰게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다음 달 14일 말레이시아를 꺾고 이란과 중국이 오는27일과 다음 달 16일 잇따른 맞대결에서 모두 비기는 것. 그렇게 되면 한국은 승점 15로 이란(승점 6)을 제치고 남은 두 경기에 상관없이본선 진출을 결정짓게 된다. 하지만 1무1패로 본선행에 먹구름이 낀 중국은 이란을 상대로 '모 아니면 도'로나올 것이 뻔하고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이란(1승1패) 또한 무승부가 의미 없음을누구보다 잘 알기에 두 팀의 경기는 어떻게든 승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김호곤 감독도 최상의 시나리오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중국, 이란과의 5, 6차전을 1, 2, 3차전에 못지 않은 고비로 보고 있다. 24일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뒤 김호곤 감독은 "경고누적으로 인한 김치곤의 1경기 출장정지는 사실 계산된 것이었다"며 "이전에 1차례 경고를 받은 최성국과 김동진도 이날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게 해 약체 말레이시아와의 홈경기에 결장하는 대신 중국과 이란전에 확실히 출장하게 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란이 중국을 꺾고 말레이시아를 대파해 한국이 오는 5월 서울에 열리는 6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짓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나온지략이다. 김호곤 감독은 "중요한 고비가 반 정도 지났다"고 말해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적지에서 비기고 한국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친 상승세를이어 다음달 14일에도 한국에 자신감에 찬 도전장을 던질 기세다. 약체 말레이시아와 홈에서 비겨 수모를 당한 중국은 이란과의 경기에서 성적이나쁘면 '공한증 극복'이라는 프리미엄이 걸린 한국을 제물로 무너지 자존심을 다시세우겠다는 마음을 먹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막판까지 경쟁할 가능성이 큰 이란은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어 '테헤란불패 신화'가 깨진 것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설욕할 각오다. 김호곤 감독은 24일 말레이시아전이 끝나고 반환점을 돈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 경기를 토대로 말레이시아와의 홈경기에서는 좀 더 세밀한 경기를 펼치겠다"고말해 항상 그랬듯이 당장 닥칠 경기부터 우선 신경쓰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호곤호는 26일 귀국해 해산한 뒤 다음달 6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르고 14일말레이시아를 홈으로 불러 '2라운드'에 첫 발을 내디딘다. (콸라룸푸르=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