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의 특급용병 찰스 민렌드(31.195㎝)가 올 시즌 정규리그 최고 외국인선수 명성을 플레이오프에서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정규리그 득점왕(27.15점)에 오르며 `트리플더블의 사나이' 앨버트 화이트(전자랜드)를 따돌리고 용병 MVP로 뽑혔던 민렌드가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101-94승리의 선봉에 선 것. 성적표만 봐도 득점은 양팀 최다인 42점을 폭발하고 11리바운드를 걷어내 더블더블을 기록했으며 5개의 어시스트와 2스틸까지 곁들이며 90%의 자유투 성공률(20개시도 중 18개 성공)과 67%의 필드 성공률이라는 정교한 슛 감각도 과시했다. 또 2-3명의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도 2년 연속 리바운드왕 라이언 페리맨이 버티는 LG의 골밑을 헤집었고 표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앞세운 침착한플레이로 한번 잡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초 용병 트라이아웃때 전체 1순위로 KCC에 지명됐던 최대어로 지난해까지 최고의 용병으로 군림했던 마르커스 힉스가 빠진 국내 코트에서 `제2의 힉스'로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이었다. 민렌드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건 승부의 분수령이 된 2쿼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후 2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했던 민렌드는 1쿼터에는 4득점에 그쳐 팀이 25-24 박빙의 리드로 마쳤으나 2쿼터부터 몸이 풀린 듯 신들린 활약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2쿼터 직후 레이업슛과 골밑슛, 자유투로 연속 6득점하며 점수를 33-26으로 벌려놨고 중반에는 시원한 덩크슛을 꽂는 등 2쿼터에만 팀 득점(30점)의 절반이 넘는18점을 집중시켰다. 민렌드는 여세를 몰아 LG가 4쿼터 경기 직후 연속 4득점하며 공세를 펴고 주전포인트가드 이상민이 5반칙 퇴장당한 뒤 91-84로 쫓기던 종료 2분50초 전에도 화려한 레이업슛으로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승부가 굳어지던 1분여를 남기고도 자유투 3개를 차례로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성실한 플레이와 기복없는 활약으로 지난해 9위에 그쳤던 팀을 2위로 끌어올렸던 민렌드는 경기 종료 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도록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전주=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