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한때 한국에서 홈런 레이스를 펼쳤던 두 외국인선수와 2라운드 거포 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일본행을 감행, 새 환경에 순조롭게적응하고 있는 이승엽은 11일 올 시즌 7번째 시범경기인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을시작으로 4연전에 들어간다. 2연전이 각각 예정된 요코하마(11, 12일)와 세이부 라이온즈(13, 14일)는 수준급 투수들이 포진한 것 말고도 한국에서 홈런왕을 다퉜던 타이론 우즈(35.요코하마)와 SK에서 뛰었던 호세 페르난데스(30.세이부)가 몸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다시 한번 팀의 자존심을 걸고 거포 대결을 펼치게 된 것. 우즈와 페르난데스는 이승엽의 일본 무대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점에서 재팬드림을 꿈꾸는 이들 용병의 맞대결 결과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승엽은 우즈가 OB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첫 발을 디뎠던 98년 홈런왕(42개)을내주며 2위(38개)로 밀리고 2000년 역시 36개(홈런 4위)-39개(2위)로 석패했지만 99년과 2001∼2003년에는 가장 많은 공을 넘겨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특히 3명이 한국에서 동시에 뛰었던 2002년에도 홈런수에서 이승엽(47개)-페르난데스(45개)-우즈(25개) 순으로 늘어서 마지막 대결은 이승엽의 승리로 끝났다. 우즈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데뷔 첫해 40홈런으로 센트럴리그 공동 홈런왕에 올랐고 페르난데스도 32개의 대포를 쏘아올려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를 30홈런과 타율 0.290 이상으로 정한 이승엽이 이들이 보는 앞에서 쾌조의 장타력을 선보인다면 자신감을 얻어 일본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 5일 오릭스 블루웨이브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으로 짜릿한 손맛을 되찾은만큼 이승엽이 화력포 시위를 벌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난 7일 주니치에서 3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방망이가 주춤했던이승엽이 홈런포 대결에서 승리하려면 두 팀의 까다로운 투수들을 넘어야 한다. 요코하마에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4년간 7승16패129세이브(방어율 3.14)를 기록한 뒤 일본에 복귀한 소방수 사사키 가즈히로(36)가 버티고 있다. 또 세이부에는 4년 전 2000시드니올림 때 이승엽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괴물투수' 마쓰자케 다이스케(23)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3-4위전에서 이승엽에게 잇따라 홈런과 결승타를 맞으며일본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아픔을 겪었던 마쓰자카가 이승엽과의 정면승부를 공언,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와 투수간 외나무 다리 대결이 열리게 됐다. 이승엽이 용병 거포들과의 자존심 대결과 투수들의 집중 공략을 뚫고 정규리그개막(3월27일)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