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세주.'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조재진(수원)이 오랜만에 골잡이의 면모를 과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재진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벌어진 중국과의 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에서 후반 36분 최성국의 칼날패스를 천금같은 결승골로 연결, 올림픽 5회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에 값진 1-0 승리를 선사한 것. 하마터면 패배나 다름없는 홈 무승부의 나락에 빠질뻔 했던 '김호곤호'를 위기에서 구하는 순간이었다. 조재진은 광주 상무 시절부터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성인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오가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을 받았지만 파워와 잔기술 부족 등으로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 카타르대회에서도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남궁도(전북)에 주전자리를 내주는 등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하지만 조재진은 당시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최종예선 서전 때 몸 상태를 100%로 만들 것"이라며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는데 그는 이날 오랜 가뭄끝 단비와도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약속을 지켰다. 이날 활동반경을 넓히며 중국의 수비라인을 끊임없이 압박했던 조재진이 달라지게 된 것은 김 감독의 '충격요법'이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그에 대해 무슨 '코엘류호의 황태자'라며 핀잔을 주는가 하면 중앙공격수 자리는 임자가 없다며 경쟁을 유발하기도 했다. 모두가 그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도에서였다. 김 감독의 판단대로 조재진은 독이 올랐고 지난 28일 열린 고려대와의 연습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감을 잡아 '오늘의 한방'을 예고한 바 있다. 스타답게 고비에서 한방을 작렬, 아테네행의 청신호를 밝힌 조재진이 오는 17일 속개되는 이란과의 원정 2차전에서도 골문을 열어젖힐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