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일본프로야구 적응을 위한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이승엽은 오는 28일 가고시마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달 23일까지 25일간의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간다. 시범경기는 지난해 한국에서 56홈런으로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통산 4번째 홈런왕을 차지했던 이승엽이 자신의 기량을 평가받는 첫 시험 무대. 이승엽은 시범경기 기간 호쾌한 장타력과 수비에서의 안정된 플레이로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믿음을 산다면 후쿠우라 가즈야(29)와의 1루수 주전경쟁에서 유리한고지를 차지하고 한국 대표 타자의 자존심도 살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어렵게 선택했던 일본행인 만큼 시범경기에 임하는 이승엽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승엽이 한국과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하며 또 한번 아시아홈런킹 위용을과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 빠른 공과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이 즐비하고 상하로 길어진 스트라이크존과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돔구장, 언어 장벽 등 문화적 차이, 상대 투수들의심한 견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이승엽이 시범경기 첫 단추를 꿰는 개막전(28일.가고시마) 상대인 요미우리는 재팬시리즈 통산 20회 우승에 빛나는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수준급 투수와거포들이 버티고 있어 출발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센트럴리그에 속한 요미우리와는 정규리그 경기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빼어난 제구력의 포크볼로 무장한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27) 등 수준급 투수들을 넘어야일본에서의 성공을 어느 정도 기약할 수 있다. 이승엽은 그 동안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일본 투수들의 구질을 철저하게 분석한 만큼 뛰어난 선구안으로 유인구에 속지 않는다면 한번 승부를 해 볼 만하다. 또 지난 2001년 긴데쓰 소속으로 55홈런을 때리는 등 3차례 퍼시픽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뒤 올해 요미우리로 옮긴 터피 로즈와의 `용병 거포' 대결도 관심거리다. 이승엽은 29일(후쿠오카돔)에는 지난해 재팬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스의 돌풍을잠재우고 우승했던 다이에 호크스전에 나선다. 다이에는 `일본프로야구의 전설'로 통하는 원조 아시아 홈런왕(55개) 오 사다하루(王貞治)가 사령탑을 맡고 있어 신.구 아시아홈런킹 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롭고 지난해 11월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한국전때 선발투수로 일본 승리를 이끌었던 와다쓰요시(22)와도 재대결이 예상된다. 이승엽 소속팀 롯데는 다음달 한신(4일), 오릭스 블루웨이브(5일), 세이부(13일)등과 차례로 시범경기를 벌인다. 특히 오릭스는 이승엽 `천적'으로 통했던 구대성(33) 소속팀이고 세이부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완패를 안겼던 마쓰자카 다이스케(23)가 마운드를 이끌고 있어투.타 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