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23.프랑크푸르트)와 조병국(22.수원 삼성)두 '젊은 피'가 2006년 독일월드컵을 향해 첫 발을 내디딘 '코엘류호'에 기분좋은 승리를 안겼다. 차두리와 조병국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각각 전반과 후반에 레바논의 골망을 흔들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5일 과묵한 입을 열어 "월드컵 4강은 어제 내린 눈과 같다"며 한국축구가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던 차두리는 그 말을 실천하듯 전.후반 90분내내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달렸다. 차두리는 지난 해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해 줄곧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장하며 선진축구를 연마해왔지만 아직까지 골맛을 보지 못해 마음 고생이 컸다. 지난 한일월드컵을 비롯해 지금까지 A매치 26경기를 뛰며 적지않은 골 찬스를맞았지만 지난 해 4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한 골을 기록한 것이 전부여서 "부지런히 뛰지만 결정력이 부족한 선수"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이날 오른쪽 날개로 투입된 차두리는 중앙의 안정환, 왼쪽의 설기현과활발히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수를 교란했고 타고난 체력과 스피드로 상대를 압도했다. 차두리는 전반 32분 이영표의 크로스를 솟구쳐 올랐고 머리를 살짝 빗겨간 볼은자신의 어깨를 맞고 방향을 바꿔 네트를 흔들었고 후반 15분에도 이영표의 크로스를이어받아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슛을 선보였다. 독일 무대에서 터득하고 있는 기술과 절정에 달한 체력으로 무장한 차두리가 그간의 오명을 말끔하게 씻어내리는 순간이었다. 또 조병국은 그간 원죄와 같이 자신에게 따라붙던 자책골 악몽을 털고 홍명보의대를 이을 중앙수비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조병국은 지난 해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A매치에서 후반 47분 상대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는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에서 상대의 크로스가 발뒤꿈치에 맞는 바람에 실점을 도왔고 9월에는 K리그 경기에서 자책골로 팀의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이날 백전노장 김태영, 최진철을 좌우에 끼고 수비라인을 책임진 조병국은 무실점의 선전과 함께 후반 5분 공격에 가담, 헤딩골까지 터뜨려 차세대 리베로의 탄생을 알렸다. (수원=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