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 한국축구가 2006독일월드컵 본선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첫 경기에서 차두리, 조병국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첫 단추를 잘 꿴 '코엘류호'는 이로써 최종예선 진출을 향한 순항의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오만과의 평가전에 이어 연승행진을 벌인 한국은 다음달 31일 적지에서 몰디브와 풀리그 2차전을 벌인다.


올해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코엘류 감독은 부임 이후 9승2무6패를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차례의 완벽한 찬스를 살리지 못한 마무리 난조 등 적지않은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개운한 한판은 아니었다.


전반 30분까지는 졸전에 가까웠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레바논이 거친 플레이 속에 수비벽을 두텁게 쌓은 이유도있었지만 뻔한 공격 패턴과 조직력 난조로 좀체 완벽한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몸이 덜 풀린 듯 패스가 매끄럽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센터링도 밋밋하고 볼터치도 실수가 잦았다.


설기현, 안정환, 차두리의 스리톱에 이영표와 송종국이 마름모꼴 허리의 좌우에배치되는 등 한국의 선발라인업은 중앙 수비수 조병국을 제외하고 '월드컵 태극전사'로 구성됐다.


한국은 탐색전이 끝나가던 전반 10분 안정환이 김남일의 논스톱 패스를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한 게 골문을 살짝 벗어나 관중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한국은 이후에도 간간이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의 육탄수비 등에 막혀 무위에 그쳤고 안타까운 시간만 흘렀다.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도 플레이가 꼬였던 한국은 되레 30분 일촉즉발의 위기를맞았다.


상대 프리킥이 길게 넘어오자 김태영이 골문 부근에서 상대 스트라이커 샤후드를 밀어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만의 하나 선취골을 허용하면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리듬이 완전히 깨질 수도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거미손' 이운재는 침착했다.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 4강 진출의일등공신이 됐던 이운재는 상대 키커 카사스의 슛을 미리 방향을 읽어내 완벽하게 쳐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이 고대하던 첫골은 2분 차두리가 터뜨렸다.


32분 주특기인 오버래핑과 헛다리집기 드리블 등 개인기를 과시했던 이영표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렸고 이를 쇄도하던 차두리가 뛰어올라 머리에 맞힌 볼이 어깨를 맞고 골인돼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의 플레이는 이때부터 위력이 살아났다.


상대를 옥죄는 강한 압박은 물론 패스워크, 좌우 측면 활용 등 공수의 조화가뚜렷했다.


그러나 35분 최진철의 잘 맞은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는 등 추가골을 뽑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진행됐고 두번째골도 5분만에 뽑았다.


한국은 5분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박지성이 골지역으로 강하게 띄어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조병국이 솟구치며 헤딩슛, 골망을 힘차게 갈랐다.


코엘류 감독은 3분 뒤 부상을 입은 설기현을 빼고 이천수를 투입, 공세의 속도를 높였지만 13분 이천수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골문을 살짝 지나쳤고 15분 차두리의헤딩슛도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이천수는 특히 27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친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 땅을 쳤다.


한국은 쉴새없이 레바논의 골문을 공략했지만 골 결정력 부재에 발목이 잡혀 추가골을 얻지 못한 가운데 이운재는 24분에도 샤후드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 또한번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원=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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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첫번째 월드컵 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차두리가 첫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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