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강국 한국이 주니어 무대마저 독식하며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향한 순항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11일 끝난 2004세계주니어쇼트트랙선수권에서 11개 종목 가운데 여자 500m를 제외한 무려 10개 종목을 휩쓸며 두터운 선수층을 마음껏 뽐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당초 남녀 에이스 이호석(신목고)과 강윤미(과천고)를 내세워 절반 이상의 금메달을 노린 가운데 권기덕(경신고)과 정은주(서현중)가 선전하면서 손쉽게 대회 3연패 쾌거를 이룩한 것. 특히 세계주니어선수권은 미래의 간판스타를 키워내는 등용문으로,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대비한 각국의 히든카드를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대회였다. 한국 남자주니어팀은 이호석이 개인종합을 포함한 500m와 1,500m, 권기덕이 1,000m와 슈퍼파이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종목 석권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호석은 한국의 대표적 취약종목인 500m에서 과거 김동성을 연상시키는 폭발적인 스타트로 우승을 차지해 국가대표 에이스 안현수(신목고)의 아성에 조만간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순발력이 뛰어난 권기덕은 이번 대회에서 매서운 코너워크로 경쟁선수들을단숨에 제쳐 빙상연맹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여자주니어팀은 500m를 놓쳐 아쉬움이 남지만 `2인자' 정은주가 급성장한 기량을 바탕으로 1,500m와 수퍼파이널 1,500m 우승이라는 뜻밖의 소득을 안겨줬다 . 에이스 강윤미는 비록 최다관왕 등극에 실패했지만 개인종합과 1,000m에 우승하며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켰다. 이들 주니어대표는 오는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예정이어서 남녀 국가대표간판스타 안현수, 이승재(서울대), 최은경(한체대), 변천사(신목고)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구나 `비운의 스타' 김동성 또한 올해 동계체전을 발판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얼굴을 내밀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해 대폭적인 국가대표 물갈이를 통한 전력 향상이 기대된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이번에 세계를 제패한 주니어팀 선수들 모두가 꿈나무대회를 통해 발굴된 선수"라면서 "새내기와 기존스타간의 기량 차이가 거의 없어 토리노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