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여자 골프스타들이 내년 시즌에 대비,동계훈련에 들어간다. 9개월간 미국 전역을 돌며 거의 매주 3∼4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므로 체력훈련을 얼마나 착실히 했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의 성공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3년 연속 애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에게 밀려 '2인자'에 머문 박세리(26·CJ·테일러메이드)는 각오가 남다르다. 올시즌 도중 "2위는 이제 지겹다"고 토로했던 박세리는 '타도 소렌스탐'을 위해 내달 중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강도높은 체력훈련에 돌입한다. 전 미국프로농구 올랜도 매직의 전담 트레이너였던 데이 올리버로부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트레이닝을 받아 실력을 한단계 높이기로 했다. 소렌스탐 박세리와 함께 '빅3'로 자리매김한 박지은(24·나이키골프)은 클럽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부터 나이키클럽을 쓰게 될 박지은은 몸의 일부처럼 편안하게 사용할 클럽을 만들기 위해 피팅 작업 기간을 내달까지 연장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쏟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훈련하는 박지은은 지난 시즌 간간이 말썽을 부렸던 쇼트게임과 퍼팅을 단련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올해 최악의 성적을 낸 김미현(26·KTF)은 태국 방콕에서 아마추어 후배들과 함께 강훈에 들어간다. 성적 부진이 나태한 정신력과 체력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한 김미현은 '아마추어 때로 돌아가자'는 각오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아마추어들의 훈련과정을 소화하며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는다. 또 2년 전 필 리츤 코치에게 배운 정상 스윙이 몸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버스윙'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스윙 교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6일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집으로 돌아가 예년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한다.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2월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며 남편인 야구선수 손혁도 훈련에 동참한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 후반기에 샷감각을 회복한 박희정은 이미 지난 11월 초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미국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안시현(19·코오롱)은 정해심 코치와 함께 중국 광저우에서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송아리(17)도 데이비드 리드베터 등 명코치들로부터 스윙교정을 받으며 지난달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정일미(31·한솔)는 29일 미국으로 출발해 클럽피팅과 스윙,체력훈련에 들어간다. 정일미는 동계훈련 기간에 대회코스를 미리 찾아 코스 적응훈련도 병행할 계획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