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계가 약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2003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인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이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은 데 이어 리오 퍼디낸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약물검사 기피로 8개월의 출장정지 처분을 받아 잉글랜드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는 것. 잉글랜드축구대표팀의 수비수인 퍼디낸드는 20일(한국시간) 소속팀의 트레이닝캠프에서 불시에 실시된 금지약물 검사에 불응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내년1월부터 8개월간 유로2004 본선을 포함, 모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7월 4천500만달러(538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옮겨 수비수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던 퍼디낸드는 지난 10월에도 같은 이유로 유로2004 터키와의 예선전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맨체스터는 "가혹한 처분"이라며 이의를 제기할 뜻임을 분명히했고, 퍼디낸드의웨스트 햄 시절 사령탑이었던 해리 레드냅 포츠머스 감독도 "그는 약물을 복용할 선수가 아니다"며 옹호했다. 반면 타블로이드판 선지는 사설에서 "가혹한 면이 없지 않지만 약물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며 FA측의 손을 들어줬고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대표팀 감독도 '유감이지만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원의 지휘관' 지단은 지난 96년부터 2001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뛸 당시 동료와 함께 팀 닥터로부터 근육강화제인 EPO를 건네받은 의혹을 받아구설에 오른 케이스. 지단은 소환장을 받았지만 소환기일인 20일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함께 중국에서도 베이징 궈안팀의 수비수 장 샤우이(22)가 지난주에 이어 2차 도핑테스트에서도 에페드린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소속팀과 중국축구협회는 확인을 피했지만 장은 혐의가 확인될 경우 금지약물을복용한 중국 축구선수 첫 사례가 되면서 2-4년의 출장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