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복잡한 도시의 거리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한껏 여유를 부리고 싶다면 따뜻한 남쪽나라 필리핀 수빅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수빅에서는 다른 동남아 여행지에서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다. 인천을 출발해 수빅공항까지 3시간30분. 세부퍼시픽에서 12월24일부터 운행하는 직항노선을 이용하면 가능한 시간이다. 수빅은 1992년 11월까지 미군기지로 사용됐고 마닐라에서도 1시간30분 정도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이기에 아직 관광객에게는 그다지 알려진 곳이 아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수빅을 관광특구로 개발하기 위해 현지인들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다른 관광지처럼 높은 빌딩의 쇼핑센터나 관광객을 지치게 하는 호객꾼이 없으며 여전히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골프장을 비롯해 승마장, 요트클럽, 오션 어드벤처 등이 모두 공항에서 승용차로 20여분 거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더없이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다. 부부가 함께 배우며 즐기는 골프의 천국 수빅에서는 골프 마니아들이 들으면 즐거워할 만한 골프휴가를 꿈꿀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일명 ‘대통령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총 18홀 규모의 넓은 페어웨이, 아일랜드홀 등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는 수빅 베이 골프장은 한국의 산정호수CC를 설계하기도 했던 골프의 천재 데스몬드 뮤어헤드가 설계했다. 미군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만든 골프장이기 때문에 코스의 난이도와 재미에 심혈을 기울여 설계됐다. 특히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 속에 환경친화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초보자를 비롯해 프로골퍼들도 만족할 만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특히 여성의 가슴을 연상케 하는 부드럽고 완만한 모습의 7번홀은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가끔씩 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정글에서 야생원숭이들이 나와 골프공을 집어가는 해프닝도 벌어질 정도여서 그 아름다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기는 귀족스포츠, 승마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요금으로 5~10분 정도 겨우 맛봤던 귀족스포츠인 승마가 이곳, 수빅 엘카바요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전부 12ha의 면적에 약 40마리의 말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도의 작은 말과 달리 대부분의 말들이 경주마였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위험해 보이지만 말 다루기에 능숙한 마부들이 안전하게 말을 다루기 때문에 자녀와 함께 여행을 떠난 가족 여행객들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싶다. 우선 20분이면 기초승마술과 트랙라운딩 요령을 익힐 수 있고 마부의 도움을 받아 간단히 트랙을 걷고 어느 정도 익힌 다음 1시간, 3시간 코스의 정글로 탐험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말을 타고 산을 오르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듯싶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무리 없이 승마가 가능하며 아이들에게는 긴바지를 입혀야 다리가 쓸리지 않는다. 신비로운 바다의 세계, 오션 어드벤처 수빅에는 국내 유원지에서 봤을 법한 돌고래쇼와는 규모와 수준이 다른 특별한 마린월드가 준비돼 있다. 넓은 바다에 그물 하나만으로 선을 그어 놓고 흑고래들과 자유롭게 노는 조련사들을 보고 있으면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이다. 에 출연한 고래를 조련한 조련사가 운영하는 오션 어드벤처에서는 고래와 함께 바다 속을 헤엄치는 것이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신청만 하면 어린이들도 고래와 함께 수영하기, 고래 타기, 고래와 함께 점프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세계에서 유일한 바다고래쇼를 보고 난 뒤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바다사자쇼에서는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경비행기로 날아보는 피나투보 화산 투어 지난 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 잔재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인근 수빅 해안의 모래가 검은 것도, 수빅만 오른쪽 산맥이 벌거숭이가 된 것도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 때문이다. 지금은 잠자고 있는 피나투보 화산으로의 여행은 수상 경비행기로 가능하다. 백두산 천지와 비슷하게 폭발지점에 호수를 형성하고 있는 화산을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국제항공학교에는 3명부터 9명까지 탑승 가능한 경비행기가 있으며 1시간30분 정도의 코스에 150달러이며 누구든 신청과 함께 여행이 가능하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검은 산을 내려다보면서 쏜살같이 움직이는 경비행기 투어의 짜릿함에 빠져볼 수 있다. 지상에서 시작된 투어가 하늘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최윤제ㆍ월드콤 여행전문기자 yunje@worldpr.co.kr/ 사진ㆍ캠프 스튜디오 Travel Information 12월24일부터 인천공항에서 수빅공항까지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직항노선이 운행된다. 세부퍼시픽항공사, 필리핀 전문여행사 IRC에서 3박4일, 4박5일의 패키지 상품을 준비해 놓았다.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숙박은 레전드 리조트 카지노호텔이 운영하는 레전드호텔, 레전드 시즌, 레전드 스위트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