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러브3세(39·미국)가 타이거 우즈(28·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단일대회로는 생애 최고의 상금(1백20만달러,약 14억원)을 거머쥐었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우승경쟁에서 탈락했지만 22만5천달러(약 2억7천만원)의 '보너스'를 받으며 2003시즌을 마무리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에서 열린 타깃월드챌린지골프(총상금 5백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선 러브3세와 최경주가 우승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정작 러브3세를 위협한 선수는 이 대회 호스트인 우즈였다. 3타차 선두로 출발한 러브3세는 2,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4,6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최경주를 초반부터 6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가도'를 독주했다. 3홀 앞서 플레이한 우즈와도 10타차여서 맥없이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듯했다. 그러나 우즈의 저력은 무서웠다. 9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러브3세와의 간격을 1타 줄이더니 한 홀 건너 11번홀부터 15번홀까지 5개홀에서 '연속 버디'행진을 벌이며 러브3세를 압박했다. 간격은 단숨에 2타로 줄었다. 러브3세는 우즈 앞에만 서면 더욱 위축되는 '우즈 공포증'이 유별난 선수다. 우즈가 16번홀(파5)에서 티샷을 연못에 빠뜨리고도 파세이브를 하는 순간 러브3세는 12번홀(파3)에서 2온3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며 간격은 1타차로 좁혀졌다. 갤러리들이 술렁거렸으나 그것이 끝이었다. 우즈가 17,18번홀에서 버디기회를 놓친 사이 1타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던 러브3세는 16번홀에서 약 10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진땀나는 승부를 마감했다. 러브3세는 이날 이븐파,합계 11언더파 2백77타였고 최종일 7타(버디8 보기1)를 줄인 우즈는 합계 9언더파 2백79타였다. 우즈는 상금 70만달러(약 8억3천만원)를 '타이거 우즈 재단'에 쾌척했다. 3라운드에서 3타차 2위에 올라 기대됐던 최경주는 아이언샷 난조끝에 주저앉았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린 탓인지 최경주는 6∼10번홀에서 모두 아이언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5연속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최경주는 11,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