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멤버를 자랑하던 프로야구 삼성이 주축선수들의 이탈로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아낌없는 투자로 타 구단들의 부러움을 샀던 삼성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올 해는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SK에 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팀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문을 연 뒤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했던 마해영과 이승엽이 차례로 팀을 옮기면서 전력의 공백이 커졌다. 삼성은 마해영을 잡는데 자신감을 보였지만 4년간 총액 28억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한 기아에게 빼앗겼고 두산에서 FA로 풀린 톱타자 정수근마저 롯데에 넘겨 줘야했다. 다급해진 삼성은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려워진 이승엽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사전 접촉 금지 규정에 묶여 제대로 접촉도 하지 못한 채 이승엽이 일본의 롯데 마린스로 가는 모습을 허탈하게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삼성은 이승엽이 1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일본 롯데의 입단을 발표하는 날까지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을 파견해 지켜보았지만 이승엽의 결정을 돌리지는 못했다. 다른 팀들이 연일 빅딜을 성사시키며 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삼성은 주축 선수들은 보내면서도 현대에서 이적한 내야수 박종호 이외에는 정작 새로운 선수들을 보강하는데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했다. 삼성이 우승을 위해 2000년 영입했던 김응용 감독도 최강 해태 시절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 강타자 이종범이 잇따라 일본에 진출했던 아픈 기억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됐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선수 본인들의 결정으로 다른 팀으로 옮겨갔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앞으로의 선수 보강은 우리팀의 내부 전략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도 전력 강화 문제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