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이 2003-20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반면 이천수가 속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는 갈라타사라이(터키)와 접전 끝에 비겨 힘겹게 16강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이번 대회 A∼D조 16강 진출팀은 올림피크리옹(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스날(잉글랜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 모나코(프랑스), 데포르티보(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레알 소시에다드로 최종 확정됐다. 에인트호벤은 11일 오전(한국시간) 홈인 필립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본선(32강)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3-2로 승리해 데포르티보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조 3위에 그쳤다. 3점차 이상으로 데포르티보를 이겨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에인트호벤은 간판골잡이 케즈만을 비롯한 태극듀오 박지성, 이영표를 나란히 선발 출장시켜 배수진을 쳤다. 에인트호벤은 욘데용이 전반 14분과 후반 인저리 타임에 득점포를 쏘아올리고 후반 3분 로벤이 다시 1골을 보탰지만 후반 14분과 38분, 루퀘와 판디아니에 연속골을 허용해 부푼 꿈을 날려버렸다. 붙박이 수비수 이영표는 왼쪽 윙백으로 출전해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고 간간이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빗나갔고 박지성은 수비에서 거친 몸싸움을 펼치며 분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이영표는 전반 11분 머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뛰는데 지장이 없었고 박지성은 전반 14분 로벤에 절묘한 패스를 찔러줘 로벤의 발끝을 거쳐 욘데용의 선제골로 연결되는데 힘을 보탰다. 같은 조의 모나코는 AEK 아테네(그리스)와 0-0으로 비겨 조 1위를 확정지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D조의 레알 소시에다드는 전반 26분 하칸 슈퀴르에 한방을 허용한 뒤 후반 6분 데 파울라가 동점골을 작렬해 갈라타라사이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단골 출장했던 한국인 최초의 프리메라리거이천수는 0-1로 뒤지던 후반에 몸을 풀며 출격 채비를 마쳤지만 동점골이 터지자 드누에 감독이 돌연 마음을 바꿔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16강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같은 조의 유벤투스는 주포 다비드 트레제게의 연속골 등 무려 7골을 퍼붓는 가공할 화력으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7-0으로 대파하며 우승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A조의 올림피크리옹은 주니뉴가 2골을 쏘아올린데 힘입어 셀틱(스코틀랜드)을 3-2로 눌렀고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42분 터진 마카이의 페널티킥골을 명수문장 올리버 칸이 끝까지 지켜내 안더레흐트(벨기에)에 1-0로 승리했다. 아스날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2-0으로 꺾고 B조 1위를 차지한 반면 인터밀란(이탈리아)은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와 1-1로 비겨 조 3위로 처지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산세바스티안.헤이그=연합뉴스) 윤희경.김나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