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 달성이올해 10대 스포츠 뉴스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다.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은 연합뉴스가 전국 43개 통신.신문.방송사 체육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집계한 10대 뉴스 가운데 42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 올해 10대 뉴스의 머리를 장식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및 김운용 유치 방해 의혹 파문이 41표로 2위를차지했고 김병현의 손가락 욕설에 이은 폭행사건은 32표로 3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축구의 오만.베트남전 참패 쇼크(31표)를 체육기자들은 4번째 중요한뉴스로 선정했고 여자축구의 월드컵 본선진출(27표)도 인상적인 뉴스로 꼽았다. 또 이천수의 스페인 프로축구 진출(24표), 대구 유니버시아드 북한 신드롬(23표), 성남일화의 K리그 4연패와 박찬호의 부상으로 인한 최악의 부진(이상 17표)도 올해 스포츠팬들의 뇌리에 남았던 뉴스였다. '투혼의 여전사' 이인영의 여자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등극은 15표를 얻어 10대뉴스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외팔 투창 선수인 허희선의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 선정과 여자프로골프 안시현의 돌풍, 프로야구 현대의 코리안시리즈 제패 등도 많은 표를 얻었지만 아깝게 10대 뉴스에는 끼지 못했다. 국내 신문, 방송사가 선정한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①이승엽 한시즌 아시아 최다홈런 기록= 국민타자 이승엽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은 온 국민의 열망과 기대 속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수립됐다. 시즌 55호 홈런을 친 뒤 6경기 동안 침묵하던 이승엽의 홈런포는 10월2일 대구 홈구장에서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 2회말 터져 드라마틱한 결말을 맺었다. 이승엽의 56호 홈런은 지난 64년 일본 프로야구 오사다하루(王貞治.왕정치.다이에 감독)가 세운 이후 2명이 타이를 이루는데 그쳤던 한시즌 아시아홈런 최다기록을 39년만에 경신한 것.이승엽은 54호 홈런부터 구름같은 관중을 불러 모으며 외야석을 홈런볼을 잡으려는잠자리채와 뜰채로 장식, 프로야구 막판을 불같은 열기로 달궜다. ②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와 '김운용 유치방해 의혹' 파문=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지만 캐나다 밴쿠버에게 아쉽게 개최지를 내주고 말았다. 평창은 지난 7월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115차 IOC 총회에서 1차 투표를 통과한뒤 치른 결선 투표에서 53-56표로 캐나다 밴쿠버에 뒤져 유치에 실패했다. 이어 유치단이 귀국한 후 정치권에서는 IOC 부위원장인 김용운 위원이 부위원장 재당선을 위해 평창 유치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는가 하면 김 위원은 법정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한동안 파문이 일었다. ③김병현 손가락 욕설 및 폭행 물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승승장구하던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지난 10월5일(한국시간)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경기전 장내 아나운서의소개때 관중의 야유를 받자 욕설을 뜻하는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병현은즉각 사과 성명을 냈지만 이후 어깨 부상을 이유로 팀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10월31일 입국해 치료와 재활 훈련을 실시하며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다. 김병현은 하지만 11월9일 자신을 찍으려는 사진기자와 폭행 시비에 말려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등 '손가락 파문'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④한국축구대표팀, 오만.베트남 참패 =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축구대표팀이 지난 10월 오만에서 열린 2003 아시안컵 2차예선 2라운드에서 약체 베트남과 오만에 참패를 당하며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한국은 베트남에 0-1 충격 패배를당한 뒤 오만에 1-3 역전패하며 `아시아의 고양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비 록 해외파가 빠졌지만 월드컵 멤버가 다수 뛰고도 졌다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는 더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대표팀 감독은 귀국 후 경질론에 시달리는 등 혹독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끝에 가까스로 재신임을 받았지만 전임 거스 히딩크 감독이 누렸던 확고한 입지와는 여전히 거리가 먼 처지에 빠졌다. ⑤여자축구대표, 월드컵 본선 진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던 한국여자축구가지난 6월 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3-4위 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희망을 품고 9월에 열린 미국월드컵에 발을 디뎠지만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에 연달아 패해 현격한 실력차를 절감했다. 하지만 절대부족한 인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선전해 여자월드컵 이후 국내에는 여자축구팀 지원이 잇따라 서울시청이 여자축구팀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⑥이천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천수가지난 7월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소시에다드에 전격 입단해 한국인 최초의 프리메라리거가 됐다. 안정환이 빅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에서 활약한 적이 있지만 이천수는 세계 최고무대인 프리메라리가에 입성했다는데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계약조건 또한 3년 계약에 이적료 350만달러(42억원.이하 세금제외), 연봉50만달러(6억원)로 차량, 주택, 통역을 지원받는 수준급 대우를 받았다. 이천수는스페인 진출 후 주로 후반에 조커로 투입돼 기량을 선보였으며 특히 챔피언스리그본선에 단골로 그라운드에 나서 유럽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기도했다. ⑦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도 북한 신드롬= 전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지난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대회 사상 최대 규모인 174개국 6천659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성황리에 마쳤다. 11일간 열전이 펼쳐진 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은 금 25, 은 11, 동메달 15개로 중국, 러시아에 이어 종합 3위를 달성, 개최국으로서 체면치레를 했고 참가자들도 성적을 떠나 젊음과 열정을 한껏 발산하며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특히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모습을 나타낸 북한은 225명의 선수단이 금 3, 은 7,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종합 9위로 세계 10강권 실력을 뽐냈고 여자 대학생으로 이뤄진 303명의 응원단은 경기장을 뜨거운 함성으로 채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막판 일부 보수 시민단체와 북한 기자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대회는 큰 불상사없이 캐치 프레이즈인 `하나가 되는 꿈'을구현하며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⑧성남일화 K리그 4연패 금자탑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는 성남 일화가차경복 감독의 용병술과 특급선수들을 앞세워 K리그 3연패라는 위업을 이뤘다. 성남 은 개막을 앞둔 지난 2월 열린 A3챔피언스컵에서 주전 김대의가 다치는 등 전력 누수가 커 정규리그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남은개막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끝에 무려 7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짓는 막강한 저력을 뽐냈다. 성남은 올해 열린 피스컵을 대비해 윤정환, 이기형 등 스타선수들을 영입해 우승을 일궜지만 타구단과 너무 큰 전력차로 프로축구의 인기 쇠락에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⑨박찬호, 부상으로 최악의 부진= 지난해 총액 6천500만달러라는 대박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성했던 박찬호(30)에게 2003년은악몽의 해였다. 1승3패, 방어율 7.59이라는 최악의 성적이 말해주듯 박찬호는 올 시즌 부상 때문에 악전고투했다. 현지 언론들은 박찬호에게 `먹튀'라는 낙인을 찍었고시즌 내내 트레이드설에 시달렸다. 박찬호는 허리 전문의로부터 "허리 근육 아래쪽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아 부상 부위에 대한 치료와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10월부터 본격적인 재활훈련에 돌입한 박찬호가 내년 시즌에는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려주기를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⑩이인영, 여자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등극= 여자프로복서 이인영(32.루트체육관)이 9월 2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특설링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10회)에서 동급 3위 칼라 윌콕스(34.미국)를 9회 1분40초만에KO승을 거두고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2001년 8월 복싱에 입문한 이인영은 일본챔피언 야시마 유미와 미국의 강호 이반 케이플스를 잇따라 꺾고 2년여만에 초고속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고, 이인영의 타이틀 획득은 남자복서들의 계속된 노챔프 시기에 나온 쾌거였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챔프전이 몇 차례 연기되기도하는 아픔을 겪기도했던 이인영은 최근 출간된 자서전 「나는 복서다」(들녘 刊)를 통해 한때 알콜중독자였음을 고백해 세간에 충격을 줬고 의류와 캐릭터 상품 출시, 방송출연 등으로 대중 스타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