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27)이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일단 일본행을 택할 전망이다. 이승엽은 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03 제일화재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올해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접었다"면서 일본행에 대해서는 "2년만 뛰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보장된다는 점에 가장 끌렸다"고 밝혔다. 국내에 잔류할 경우 4년이 지나야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 일단 일본을 교두보로 삼아 1, 2년후 다시 문을 두드리겠다는 것.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롯데 마린스로부터 2년간 계약금 1억엔, 연봉 2억엔, 2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 보장의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상태다. 이승엽은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 여기 1년 더 남는다고 해서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야구는 메이저리그의 인정을 받았다"며 일본프로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시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마쓰이 가즈오(전 세이부 라이온즈)가 뉴욕 메츠와 3년간 2천300만달러의거액에 계약하는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일본의 정상급 스타들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승엽은 삼성이 단기 계약을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만약 잔류를 결정하다면 그것은 계속 한국에 남겠다는 의미"라며 메이저리그의 꿈을 아예 포기할 경우에만 잔류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일본행을 굳혔다. 하지만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한다'는 식의 부정적인 여론과 9년 동안 몸담아온삼성에 대한 애착 때문에 고민에 빠져있는 것이 사실. 이승엽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일본행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 여론이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결정해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 곧 결론이 날 것이다"고 말해 삼성과의 협상이 시작(내년 1월1일부터 가능)되기 전에 롯데 마린스와 계약할 가능성을 높였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를 바라는 팬들의 아쉬움에 대해 이승엽은 "공개할 수는없지만 금전문제가 아닌 다른 사정이 있었다. 제 결정을 이해해주시고 성원을 부탁한다"고 답했다. 이승엽의 일본내 협상 창구를 맡고 있는 J's 엔터테인먼트 김기주 일본지사장은10일부터 롯데 마린스와 테이블을 열고 구체적인 조율에 들어간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