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의 판도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2003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통 강호들이 다크호스들에게 잇따라 덜미를 잡히면서절대 강자가 없는 전력 평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서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자국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일정 등을 이유로특급스타들을 출전시키지 않아 2001년 대회의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와 같은 걸출한 스타가 아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5일(한국시간)까지 조별리그 36경기 중 30경기를 소화한 결과 B조의 아르헨티나만 유일하게 전승을 거뒀을 뿐 브라질, 독일, 잉글랜드 등 전통의 강호들이 고전을면치 못한 가운데 신흥 강국들이 변방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3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스페인에 간신히 이겨 지난 대회 우승 당시의 전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초반 이변은 한국과 일본이 독일과 잉글랜드를 각각 격파하면서 주도했다면 조별리그 후반부에는 호주와 캐나다가 돌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호주는 특출한 스타없이도 강인한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삼바군단 브라질을침몰시켰고 최약체로 평가되던 캐나다도 브라질과 비긴 체코를 잡아 막판에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청소년축구에 유난히 강한 아프리카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7위 부르키나파소가 네덜란드 축구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 돌풍을 이끌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7위 부르키나파소는 5일 새벽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설기현의 팀 메이트인 우세니 종고(안더레흐트) 등 주전들을 선발 명단에서 대거 빼고도 주최국 UAE와 무승부를 기록할 만큼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스타플레이어로는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페르난데스, 아일랜드의 스티븐 엘리어트, 코트디부아르의 아루네가 3골씩 터뜨려 득점 레이스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빅리그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한눈에 잡아맬 정도의 대어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카베나기와 스페인의 이니에스타, 브라질의 다니엘 등대회 전부터 `제2의 사비올라'로 점쳐지던 스타들은 1골씩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어 나름대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폭발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새벽 조별리그를 끝내고 9일부터 16강전에 돌입하는 이번 대회에서 어떤 팀과 스타들이 2라운드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