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2억원의 주인공을 가릴 제8기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전(3번기)이 오는 8일 대구 영남대 국제관 특설대국실에서 열린다. 결승에서 격돌할 두 기사는 '돌아온 영웅' 조치훈 9단(47)과 '어린왕자' 박영훈 4단(18). 세계무대 결승진출이 이번이 처음인 박 4단은 "존경하는 조치훈 9단과 결승전을 갖게 돼 영광이다. 이왕 결승까지 온 이상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51승21패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박 4단은 준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최대의 돌풍을 일으킨 중국의 시에허 5단을 2-0으로 잠재웠다. 시에허는 8강전에서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을 반집으로 꺾어 바둑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사. 80년대 일본의 대삼관(기성ㆍ본인방ㆍ명인)을 두차례나 석권하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조 9단은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운이 따르면 이기는 것이고 운이 따르지 않으면 지는 것 아닌가. 우승에 대한 집착은 없다. 최선을 다할 뿐이고 결과는 나중"이라고 담담하게 임전소감을 밝혔다. 과거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는 말이 트레이드마크가 됐을 정도로 '투혼의 승부사'로 불렸던 조 9단이 한 말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와 달관이 느껴지는 말이다. 조 9단은 8강전에서 국제대회 때마다 탈락의 아픔을 안겨준 조훈현 9을 꺾고 상승세를 탄 뒤 준결승에선 중국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후야오위 7단을 2-0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한편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www.tygem.com)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8.6%의 네티즌이 박 4단이 우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