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압박감은 떨쳤다. 이제 열쇠는 공세 전환이다."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 독일과의 경기를 의외의 완승으로 이끈 박성화호가 안정된 수비 중심의 전략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격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성화 감독은 1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자에드 스포츠시티에서 실시한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포백 수비라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진격 패턴에 좀 더 적극성을 가미할 것을 특별히 주문했다. 박 감독은 "독일전은 이기기는 했지만 첫 경기라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사실 공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공세로 전환할때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는 독일전보다는 훨씬 나은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따라서 중원의 권집(수원)과 여효진(고려대), 좌우 날개로 나서게 될 남궁웅, 이종민(수원) 등 미드필더 4인방의 역할이 그만큼 비중을 더하고 있다. 상대 수비진의 빈 틈을 헤집고 들어가는 역습도 필요하지만 전방을 향한 매끄러운 패스 전개없이는 득점 방정식을 찾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성화호의 이같은 전략 구상은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르더라도 `산너머 산'처럼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의 강호들과 잇따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만큼 4강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비 중심의 전략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개입된 결과로 보인다. 박 감독은 그러나 총공세로 나올 파라과이의 파상 공세에 무작정 맞불을 놓치는 않겠다며 전략의 틀은 여전히 기본적으로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하는데 있다고 못박았다. 그동안 고집해온 승부의 철학이 `경기 운영 만으로 항상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는 없고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지론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따라서 앞으로 남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도 모험을 시도하거나 포메이션에 급격한 변화를 주는 전략은 가능한한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김치곤(안양), 김진규(전남)를 중심으로 한 포백 라인과 권집이 이끄는 중원,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 듀오의 투톱 라인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는 것도 변화무쌍한 용병술이 자칫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신중한 포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