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기필코 명예를 회복한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제1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목표로 2일 격전의 장소인 일본으로 떠난다. 파주 NFC에서 국내 담금질을 시작한 뒤 울산으로 이동해 몸을 만들었던 '코엘류호'는 홍콩(4일), 중국(7일), 일본(10일)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등극, '오만 쇼크'로 흠집이 난 '아시아 지존'의 명성을 재확인하겠다는 각오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등 유럽파가 죄다 불참,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지코 감독이 이끄는 라이벌 일본도 노장 미드필더 후지타 도시야(32.위트레흐트)를 제외한 해외파 차출에 실패, 같은 조건에서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태극전사'들은 저마다 명예회복을 외치고 있지만 '우승 전선'이 화창한 것만은 아니다. 홍콩이 최약체임에는 틀림없지만 한국과 홍콩의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2차예선 두 차례의 경기에서 보듯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고, 네덜란드 출신의 아리에 한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중국도 '공한증(恐韓症)'을 떨쳐버리겠다고 벼르고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이 24전10무14패로 그 동안 '고양의 앞의 쥐'나 다름없었다. 유럽파의 가세를 염두에 두고 당초 대회 엔트리(23명)를 30명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하는 등 첫 대회 우승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숙적 일본은 대신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뒤 아시안컵 예선을 포함해 5승1무6패의 초라한 성적을 내 코너에 몰려 있는 코엘류 감독은 홍콩전부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 아래 '낭보'를 잇따라 전해 자신의 지도 능력에 대한 일부의 불신을 씻어버릴 작정이다. 내심 이번 대회가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의 전초전이라고 보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지도 엿보이고 있다. 불가리아와의 A매치에 이어 또 한번 심판대에 오르는 코엘류 감독은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것이 난국 타개의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울산에서 열린 훈련에서는 짧은 거리부터 중거리까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슈팅으로 연결하는 연습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FA컵 결승을 치른 최진철, 박재홍(이상 전북), 김태영(전남) 등도 지난달 30일 모두 대표팀에 합류한 가운데 '코엘류호'는 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대와 연습 경기를 벌이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한편 '지일파'인 안정환(시미즈), 최용수(이치하라), 유상철(요코하마), 김은중(센다이) 등 J리거 4인방은 2일 오후 대표팀 숙소인 일본 도쿄의 다카나와프린스호텔에서 동료들을 만난다. (울산=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