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관문 파라과이를 넘고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짓는다.'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독일을 꺾고 조별리그 최대 고비를 넘어선 한국청소년대표팀이 3일 새벽 1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 16강 안착을 결정짓는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먼저 승점 3을 따내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성화호는 파라과이를 이길 경우 승점 6을 확보해 사실상 오는 6일 미국과의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강에 오른다. 한국은 지난 79년 일본 고베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파라과이에 0-3으로 완패한 적이 있어 이번에 24년 만의 설욕 기회를 잡았다. 박성화 감독은 "파라과이는 처음부터 노렸던 상대인 만큼 철저히 준비해왔다"며 "1패를 안은 상대가 최대한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여 우리도 소극적으로 갈 여유가 없다"고 말해 상대 공세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한국의 최전방 투톱으로는 독일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황금 듀오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이 출격한다. 첫 경기에서 비록 득점포를 쏘아올리지 못했지만 과감한 몸싸움과 쉴새없는 침투로 승리에 힘을 보탠 정-김 듀오는 이번에는 좌우 날개 이호진(성균관대)-이종민(수원)에게 잠시 양보했던 골맛을 직접 보겠다며 물오른 발끝에 힘을 싣고 있다. 중원 사령관에는 변함없이 `왼발의 마술사' 권집(수원)이 미드필드를 호령할 준비를 마쳤고 권집의 파트너로 중앙에서 상대 공격수들에 맞서는 1차 저지선을 치는 중책은 장신(189㎝)의 여효진(고려대)이 그대로 맡는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2차전 출전이 어려운 왼쪽 날개형 미드필더 이호진의 빈 자리에는 조원희(광주) 또는 남궁웅(수원)이 긴급 호출을 받고 출격한다. 권집과 함께 `삭발 듀오'인 조원희는 상무 소속 답게 `군인 정신'을 앞세워 상대 측면을 뚫고 들어갈 준비를 마쳤고 올림픽대표팀 멤버 남궁도의 동생인 남궁웅도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세련된 경기 운영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원희와 남궁웅은 1일 새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자에드 스포츠시티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측면 돌파 연습을 반복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왼쪽 날개 카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올 4개 고교대회 득점왕인 초고교급 대어 박주영(청구고)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른쪽 날개에는 독일전 추가골의 주인공인 `쌕쌕이' 이종민(수원)이 다시 한번 11초대의 돌파를 보여주기 위해 몸을 풀었다. 박주성(수원)의 부상으로 숫자가 부족해진 포백 수비라인에는 김치우(중앙대)가 대신 들어가 김치곤(안양)-김진규(전남)-오범석(포항)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김치우는 이미 독일전에서 후반 탄탄한 방어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줘 신임을 받고 있고 아직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임유환(교토)도 출격 대기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든든한 수문장 김영광(전남)은 이번 경기에서 8게임 연속 풀타임(720분) 무실점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게임 리더이자 전문 키커인 에드가 바레토(세로 포텐도)를 중심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스트라이커 넬손 발데스 아에도(베르더 브레멘)와 남미 청소년 베스트 11에 빛나는 에르윈 아발로소(세로 포텐도)가 삼각축을 이뤄 공세를 편다. 여기에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훌리오 도스 산토스(세로 포텐도)와 활동 반경이 넓은 단테 로페스(마카비 하이파)가 중원과 측면에서 한국의 빈틈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감독은 "파라과이는 마치 스리백처럼 보이는 남미 스타일의 포백을 쓰는데 수비수 2명이 공격수를 대인 마크하면서 벌어지는 공간을 활용해 역습을 가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