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지만 만족스러운 시즌이었고 큰 상까지 받게 돼 뿌듯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3년 시즌을 마치고 26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세리(26.CJ)는 시즌 평균 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수상에 대한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시즌 막판 일정이 빠듯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지만 선,후배들과 힘을 합쳐 한일대항전은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힌 박세리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동계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세리, 그리고 약혼자인 프로야구 두산 투수 손혁(30)과 같은 항공편으로 귀국한 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한일전을 마친 뒤 12월20일 결혼식을 올리고 괌으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1월 상순께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다음은 박세리와의 일문일답. --베어트로피 수상 소감은. ▲뿌듯하다. 6년째 LPGA 투어에서 뛰면서 4년째 아니카 소렌스탐에 밀려 2인자 노릇을 했는데 한 가지라도 앞선 게 생겼으니 정말 기쁘다. 100% 아니카를 능가한 것은 아니지만 받기에 쉽지 않은 상을 받았다니 내겐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다. --상을 받은 것이 자신감을 더해줄 것이라 보나. ▲물론이다. 뭔가 목표가 생긴 것 아닌가. --소렌스탐이 베어트로피를 놓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나. ▲원래 말이 많지 않은 선수라 별 말은 없었다. 그렇지만 속이 상했을 거다. 라운드 수가 모자라 수상 자격을 잃었는데 어차피 규정은 규정이니까. 내가 듣기로는 전에 소렌스탐도 다른 선수보다 평균타수가 못 미쳤는데 그 선수가 규정 라운드를채우지 못해 수상했다고 하더라. --시즌을 마친 소감은. ▲만족한다. 끝내 소렌스탐을 넘지 못해 아쉽게 또 2인자가 됐지만 경기력이 갈수록 향상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선 기복이 없어졌고 편안한 마음으로 상위권 입상이 꾸준해졌다. 목표했던 승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한일전 전망은. ▲반드시 이긴다. 작년부터 우리 한국 선수단 팀워크가 너무나 좋아졌다. 이번에도 일본이 최강팀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별로 겁나지 않는다. --선수들끼리 친해진 때문인가. ▲사실 첫 대회 때만 해도 개인 경기라는 측면이 강했다. 작년에는 그런데 달라졌다. 그리고 올해는 미국에서 '아버지 사건'으로 선수들이 자주 모였다. 그게 오히려 우리 선수들을 단결시키고 결속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미국에서 선수들끼리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됐다. --내년에는 어떤 목표를 설정했나.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올해보다 나아져야 하지 않겠나. 내년 시즌을 대비해 겨울 훈련을 열심히 해야겠다. --겨울 훈련 계획은. ▲일단 한일대항전이 끝나고 좀 쉰 뒤 1월 중순께부터 시작한다. 늘 하던 체력훈련도 계속하지만 특히 개인 트레이너와 상의해 특별히 보완해야할 부분을 집중적으로 하겠다. 각별히 쇼트게임에 정성을 들일 계획이다. --휴식은 어떻게 하나. ▲코치와 캐디는 나보고 2주일 정도 아예 클럽을 놓고 푹 쉬라고 권한다. 쉰다고 해도 며칠 못가서 골프채를 잡곤 하니까 사실 쉴 틈이 없다. 대전 집에서 머물면서 체력 훈련도 하고...유일한 낙인 스노보드를 타러 스키장 나들이나 해볼 생각이다. --혹시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탤런트 김재원씨가 편해 보여 한번 만나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그리고 MC 유재석씨도 한번 만나 보고 싶다.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신다. --결혼은 언제 하나. ▲아직까지는 생각없다. 그렇지만 사귀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외롭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영종도=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