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상대 파라과이에 승부를 걸겠다. 마지막 상대 미국이 가장 해볼만 하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몰릴 수는 없지 않느냐."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하는 20세이하(U-20) 한국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26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격전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조별리그 돌파 전략을 내비쳤다. 박 감독은 "설령 파라과이가 독일보다 전력에서 앞설지라도 파라과이전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들의 컨디션은. ▲다행히 부상 선수는 없다. 식사와 시차 때문에 소화 장애를 보이는 선수가 있었지만 나아지고 있다. --조별리그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나. ▲독일과 파라과이는 기술과 전략 모든 면에서 뛰어난 팀이고 미국은 우리와 비슷한 유형으로 조직력을 내세운 팀으로 어느 팀 하나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우리가 솔직히 기술적인 수준은 조금 처질 걸로 보고 있다. 한국축구의 장점인 스피드와조직력을 강조하는 게 이기는 전략이고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솔직히 미국이 가장 해볼만 하지만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몰릴 수는 없다. 즉 독일과 최소한비기는 정도는 하고 파라과이전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어떤 실전전략을 구상 중인가. ▲욕심 같아서는 미드필드에서 경기 운영도 뛰어나게 하고 골도 많이 넣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지만 경기 운영만 내세워서는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뒤지는 부분은 인정하고 조직적인 강도를 높여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베스트 11 구상은 끝났나. ▲각자 위치에서 기대한 만큼 안맞는 부분이 있어 약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호진은 팀 플레이 적응력은 떨어지지만 스피드와 투지가 넘치기 때문에 오른쪽 윙백보다는 제 자리인 왼쪽 날개로 내보내 제 스타일을 살려주는 식이다. 임유환도 중앙 수비수이지만 독일전에서는 사이드로 빼 수비를 두텁게 할 생각도 있다. --첫 상대 독일의 전력은. ▲독일축구는 원래 끈적끈적하다. 전통적으로 독일 대표팀은 스리백을 쓰는데 이번 청소년팀은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것 같아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우리와 평가전에서 비긴 이집트를 1-0으로 이겼는데 실제 경기를 보니까 2, 3골은 리드하는 경기를 했고 이집트가 맥을 못췄다. 독일은 밖에서 보면 왠지 어설퍼 보이지만 실제 맞붙으면 강하다는 걸 느끼는 팀이다. 경기는 단조롭고 안정적으로 풀어간다. 화려함보다는 교과서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작년 한일월드컵에서 맞붙었던 독일 대표팀과는 거의 판에 박은 것처럼 비슷하다. 독일 선수 중에는 등번호 9, 11, 7번 선수가 위력적이더라. --파라과이의 전력은. ▲이광종 코치가 아일랜드에 가서 평가전을 보고 왔는데 파라과이가 아일랜드를 1-0으로 이겼고 수비가 무척 강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전통적으로 청소년축구는 남미팀의 수비가 강하고 거칠다. 게다가 탄력과 기술까지 겸비했다. 무엇보다 독일과 파라과이 선수들은 유소년 때부터 줄곧 프로 시스템에서 뛰던 경험을 갖고 있어 두려움이 없다. 우리도 프로 선수들이지만 강한 상대를 만나면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위축돼서 실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