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돌풍'의 선구자 박세리(26.CJ)가 24일(한국시간) 새로운 이정표를 하나 세웠다. 바로 시즌 평균 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51년 LPGA 투어사상 처음으로 차지한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 박세리는 이날 끝난 시즌 최종전 ADT챔피언십에서 공동5위에 머물렀지만 시즌평균 타수 70.03타로 후배 박지은(24.나이키골프)을 0.08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을따냈다. 시즌 평균최저타수상은 1년 내내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지 않으면 차지할 수 없는 것으로 다소 '운'이 따라줘야 하는 다승왕과 상금왕보다 값진 영예다. 평균 타수는 바로 선수가 지닌 '기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이기 때문. 박세리는 올해 26경기에 출전, 무려 20차례나 '톱10'에 입상해 이 부문 1위를차지했고 60대 타수를 기록한 라운드가 43차례에 이르러 박지은(46차례)에 이어 2위였다. 박세리는 이와 함께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2위, 언더파 라운드율 2위, 버디개수 2위, 이글 1위, 그린 적중률 3위, 샌드 세이브율 4위 등 고른 성적을 올려 베어트로피 수상자로 결코 부끄럽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비록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베어트로피 수상에 필요한 최저 라운드(70라운드)를 충족시키지 못한 덕에 '어부지리'를 얻었다고는 하나 이번 수상은 지난 98년박세리의 미국 무대 진출 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새로운 족적을 남긴쾌거가 아닐 수 없다. 소렌스탐은 시즌 평균타수가 69.02타로 박세리에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대회 출전이 15차례에 그치면서 60라운드 밖에 뛰지 않아 수상 자격을 잃었다. 박세리는 "정말 뿌듯하다"며 "시즌 초반에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지만 지난달부터 상을 의식하고 열심히 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박세리의 수상으로 소렌스탐은 3년 연속 수상 및 통산 6번째 수상이 좌절됐다. 한편 지난 94년 베스 대니얼이 이 상을 받은 이후 9년 연속 미국인이 아닌 선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지난 8년 동안 소렌스탐(95,96,98,2001,2002년)과 카리 웹(호주.97,99,2000년)이 각각 5차례와 3차례씩 나눠 갖던 '양강 체제'가 이번 박세리의 수상으로 깨진 것도 눈길을 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