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 중 월드컵 다음으로 큰 이벤트인 20세이하(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오는 2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막돼 23일 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대표팀은 지난 83년 박종환 사단이 한국축구사에 하나의 획을 그었던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어게인 1983'을 외치며축구화 끈을 단단히 조여 맸다.

지난 77년부터 격년제로 열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각 대륙별 선수권대회를 겸한 지역 예선을 통과한 24개국이 6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펼친 뒤 각조 1, 2위 12개팀과 3위 6개팀 중 승점과 골득실에서 앞서는 4개팀이 16강에 올라결승까지 녹다운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대회 개막전은 본선 A조에 속한 주최국 UAE와 슬로바키아가 28일 새벽 1시30분아부다비에서 치른다.

조별리그는 다음달 6일까지 아부다비, 두바이, 샤리아, 알아인 등 4개 도시에서벌어지고 16강전부터 준결승은 다음달 9~16일, 대망의 결승전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본선 F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30일 독일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고 다음달 3일과 6일 파라과이, 미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축구 침체 씻어낼까= 박성화호 태극전사 21명은 형님 대표팀이 아시안컵오만 원정에서 당한 쇼크와 지난 8월 핀란드에서 열린 17세이하(U-1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우 대표팀이 1라운드 탈락으로 당한 수모를 동시에 씻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 감독은 "부담은 많고 상대 팀들은 매우 힘겨운 상대이지만 투혼과 근성으로한번 일을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박성화호는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 투톱에 중앙 미드필더 권집(수원)-이호(울산), 좌우 날개형 미드필더 남궁웅-이종민(수원)으로 공격진을 구성했고 오른쪽 쇄골 골절상을 털고 일어선 최성국(울산)에게 조커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특명을 내렸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김치우(중앙)-김진규(전남)-김치곤(안양)-오범석(포항) 등이나서는 가운데 일본에서 뒤늦게 합류한 임유환(교토)이 비장의 카드로 대기하고 수문장으로는 수원컵 MVP 김영광(전남)이 거미손 방어막을 쳤다.

박성화호는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과 이번 대회 직전 치른 수원컵 우승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최성국의 합류로 큰 부상 선수가 없어져 팀 전체가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 청소년대표팀 중 최상의 멤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조직력과끈기로 무장하고 전술 운용만 잘 한다면 의외성이 큰 청소년대회의 특성을 감안할때 4강 목표가 결코 무리는 아니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조별리그부터 죽음의 조에 버금가는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하고 각국청소년팀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에서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 상대 어떤 팀= 첫 상대 독일은 작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에 이어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2006독일월드컵에 대비한 태스크포스의 주도로 선수들을체계적으로 육성해 조직력도 매우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독일의 전력을 직접 탐색했던 박 감독은 "큰 체격과 체력을 앞세운 강인한 축구를 구사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구석도 있어 보인다"며 "그러나 직접 맞붙어보면 언제나 강한 느낌이 드는 게 독일 축구"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 3위로 본선에 오른 두번째 상대 파라과이는 한국이 수원컵에서 2-0으로 격파했던 콜롬비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베스트가 아니었던 콜롬비아보다는 강할 것으로 보이며 남미 팀이지만 유럽 스타일의압박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게 될 미국은 한국으로서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상대이지만 미국이 청소년축구에서 만큼은 유럽, 남미 못지않은 선수층을 자랑해 쉽사리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박성화 감독은 일단 조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과의 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 운영으로 최소한 무승부를 이뤄 첫 승점을 따내고 2차전 파라과이를 잡아 16강 진출의교두보를 마련한 뒤 미국전은 부담없이 임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승후보 초반부터 충돌= 전통적으로 이 대회는 남미세와 남부 유럽세가 강세를 보여왔고 이번에도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유럽 챔피언 스페인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두 팀은 조별리그(B조) 1차전부터 `빅뱅'을 펼친다.

지난 대회에서 사비올라를 배출한 아르헨티나는 이번에는 페르난도 카베나히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고 스페인도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이 만들어낸 `차세대 마에스트로' 안드레 이니에스타를 앞세워 4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오는 28일 밤 샤리아에서 맞붙는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대결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빅 카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 13차례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해 브라질(3회), 포르투갈(2회) 등을앞서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통산 5회 우승의 대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밖에 C조의 브라질과 D조 잉글랜드, F조 독일 등 전통의 강국들이 비교적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가나, 일본, 카타르 등 유럽.남미 양대 산맥 이외의 팀들이 역대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한 적이 있어 의외의 복병이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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