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과 다승왕이 벌이는 마지막 일전.' 2003년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가 열릴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리조트의더링크스코스(파73. 6천865m)가 대회 개막 하루를 앞둔 19일 벌써부터 슈퍼스타들의 투지로 열기가 가득하다.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단 1명을 뺀 9명이 출전한데다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세계랭킹 30위 밖으로 처진 선수는 4명에 불과해 팬코트리조트는 골프 슈퍼스타들의 집결지가 된 셈이다. 이들 스타 플레이어 가운데 골프팬들의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는 선수는단연 타이어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 올해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여온 이들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시즌에서 상금왕(싱), 다승왕(우즈)을 각각 차지하며 승부를 내지 못한 상태. 선수들의 투표로 뽑는 '올해의 선수상'이 서로 자신의 몫이라며 신경전을 벌여온 우즈와 싱은 이번 대회에서도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대회는 각 팀 단장이 경기 직전 12명의 선수 출전 순서를 적은 쪽지를 봉투에 넣어 교환하기 때문에 우즈와 싱의 정면 대결 성사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가 4라운드가 끝나고도 승부를 내지 못하면 1명씩 대표 선수를내보내 연장전을 치르게 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회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해있다. 4일간 포볼 매치 11경기, 포섬 매치 11경기, 그리고 싱글매치 12경기씩 모두 34경기를 치러 이긴 경기에 1점, 비긴 경기에 0.5점씩 부여하는 방식의 이번 대회에서양팀이 17점으로 동점을 이룰 경우 연장전을 치러 우승팀을 결정한다. 무승부일 때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 타이틀을 방어하는 방식의 라이더컵과는 사뭇 다르다. 이럴 경우 미국 대표 선수로는 우즈가 0순위이며 다국적팀은 어니 엘스(남아공)나 싱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개리 플레이어(다국적팀), 잭 니클로스(미국팀) 등 양팀 단장은 대회 분위기가지나치게 과열되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제발 연장전을 치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평소 상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곤했던 우즈와 싱은 '이참에 결판을 내자'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장전이 벌어지면 양팀 단장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를 출전시켜야 하는부담 탓에 세계랭킹 1, 2위에 나란히 올라 있는 우즈와 싱의 정면 충돌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선수들은 18일에 이어 이틀째 팬코트리조트 더링크스코스의 길고 거친 코스에 적응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우즈는 "정말 전략적 공략이 요긴한 코스"라며 "일단 티샷을 정확하게, 그리고멀리 쳐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들은 그나마 한동안 계속된 가뭄과 높은 기온 탓에 페어웨이가 바짝 말라비거리를 내는데는 유리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여기는 분위기. 케니 페리(미국)가 18일 연습 라운드에서 친 드라이브샷은 내리막을 타고 굴러가 티박스에서 무려 400야드 떨어진 지점에 멈추기도 했다. (조지=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