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2003 월드컵배구대회에서 남미 최강 브라질에 완패했다. 차주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첫 날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레프트 윤관열, 센터 이선규가 분전했으나 뚜렷한 힘의 차이를극복하지 못하고 0-3(21-25 19-25 17-25)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각 대륙별 선수권대회 1,2위팀 등 12개국이 풀리그로 내년 아테네올림픽본선 직행 티켓 3장을 다투는 이번 대회에서 첫 판부터 힘없이 무너져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한국으로서는 군 훈련소 입소를 앞둔 이경수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김세진, 신진식 등 주포 3인방의 공백이 뼈아픈 한판이었다. 세터 최태웅의 컴퓨터 토스에 이어지는 윤관열, 이선규의 좌우 강타로 포문을연 한국은 1세트 초반 2~3점차 리드를 잡아나가 의외의 대어를 낚는 듯 했다. 한국은 그러나 1세트 중반부터 공격수들의 스파이크가 호드리고(205㎝), 구스타보(203㎝) 등 장신 센터들이 버티고 선 브라질의 블로킹 벽에 번번이 걸리고 서브범실까지 남발해 역전을 허용한 뒤 첫 세트를 어이없이 내줬다. 기선을 제압한 브라질은 2세트부터 주포 지오바니가 3m가 넘는 높이에서 꽂아넣는 엄청난 속도의 스파이크로 한 세트를 더 빼앗고 3세트에서는 구스타보의 중앙 블로킹이 4차례 연속 한국 공격을 차단해 간단히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장신(200㎝) 고희진과 신영수를 투입해 브라질의 높이에 맞섰으나 파워에서 워낙 밀린데다 블로킹 타임에서도 뒤져 점수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은 17일 낮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튀니지와 2차전을 벌인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