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의 차세대 기대주 안시현(19.코오롱)이 쟁쟁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타들을 제치고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첫날 선두에 나섰다. 안시현은 31일 제주 나인브리지골프장(파72.6천30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골라내 7언더파 65타로 깜짝 선두로 올라섰다. 7언더파 65타는 지난해 박세리(26.CJ)가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세웠던 코스레코드와 타이. 또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6언더파 66타로 1타차 2위에 올랐고 김미현(26.KTF)이 4언더파 68타로 로라 데이비스(영국)와 함께 공동4위를 달려 한국 선수들이 일제히 선두권을 점령했다. 지난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던 박세리(26.CJ)도 3언더파 69타로 공동6위로 1라운드를 마치며 대회 2연패에 시동을 걸었고 강수연(27.아스트라)과 신현주(21.휠라코리아)도 3언더파 69타로 선전하며 리더보드 상단을 장식했다. 5언더파 67타를 친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가 데이비스와 함께 한국 선수 틈바구니에서 상위권 성적을 낸 외국 선수들. 기대를 모았던 '천재소녀'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는 13오버파 85타의 부진끝에 최하위로 처졌다. 특히 첫홀 티샷한 볼을 잃어버렸던 위성미는 첫홀 실수의 부담을 털어버리지 못한 채 하루 종일 고전, 공동67위에 무려 6타나 뒤지는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2부투어 5개 대회에서 우승 3차례, 준우승 2차례 등 발군의 활약을 펼쳐화려하게 데뷔했던 안시현은 올해 9개 대회에서 준우승 3차례 등 6차례 '톱10'에 들었던 유망주. 동갑내기 친구 김주미(19.하이마트)와 치열한 경쟁 끝에 아쉽게 신인왕을 내줬던 안시현은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에서 깜짝 선두에 오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안시현은 공격적인 아이언샷이 대부분 그린을 적중한데다 퍼팅 감각이 발군이었다. 6번홀(파4.408야드) 10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를 떨군 안시현은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상승세를 탔다. 15번홀(파4.375야드)에서 5m 짜리 버디 찬스를 살려낸 안시현은 18번홀(파5.495야드)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가볍게 2퍼트로 1타를 더 줄였다. 아이언샷이 그린을 벗어난 것이 3차례나 불과한데다 파퍼트도 한번도 놓치지 않았던 것이 선두 도약의 원동력이었다. 특히 16번홀(파4.378야드)에서 6m 버디 기회에서 퍼팅이 너무 강해 4m나 지나갔지만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안시현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좋은 성적을 내 흥분된다"며 "욕심내지 않고한샷 한샷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날씨가 좋아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는 박지은은 버디 6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로 시즌 2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다소 가라앉아 고심했던 박세리는 드라이브샷이 흔들리며 고전했으나 18번홀에서 회심의 이글 퍼팅을 떨구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하는뒷심을 발휘했다. 박세리는 "스윙 리듬이 다소 흐트러져 티샷 실수가 좀 많았다"면서 "그러나 첫날 성적으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노장 구옥희(47)와 이정연(24.한국타이어)도 2언더파 70타로 공동9위에 랭크되면서 한국 선수 8명이 '톱10'에 들었다. 이밖에 한국여자프로골프 2003 신인왕 김주미와 일본프로골프를 주름잡고 있는이지희(23.LG화재)가 나란히 1오버파 73타로 공동29위에 올랐다. 또 LPGA Q스쿨을 통과 내년 미국에 진출하는 정일미(31.한솔)는 2오버파로 공동38위에 그쳤고 최연소 LPGA 투어 정회원 송아리(17)도 6오버파 78타로 부진, 공동62위로 처졌다. (제주=연합뉴스) 권 훈.김상훈기자 khoon@yna.co.kr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