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시즌 국내 남자프로골프가 23∼26일 열린 SBS최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남자프로골프에선 스타 플레이어 없이 조용히 세대교체 바람이 일었다. 11개 대회에서 2승을 올린 선수는 오태근(27)과 장익제(30·이상 팀 애시워스) 두 선수 뿐이었고,나머지 7개 대회는 모두 우승자가 달랐다. 신용진(39·LG패션)은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상금왕에 올랐으나 11차례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해 다소 멋쩍게 됐다. 신용진은 아홉차례나 '톱10'에 들며 매번 우승권에서 맴돌았지만 두번의 연장전 패배를 포함,세차례나 2위를 하는데 그쳤다. 신용진은 올해 선수들 중 유일하게 상금이 2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10여년 동안 국내무대를 주름잡던 최광수(43·KTRD·파워빌트)와 강욱순(37·삼성전자)은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통산 12승에 상금왕을 세차례나 차지했던 최광수는 99년이후 처음으로 우승없는 시즌을 보내며 상금랭킹도 12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상금왕 강욱순은 부경오픈에서 1승을 올리며 랭킹 9위를 기록했지만 예전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데다 시즌도중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는 '관리 부재'를 드러냈다. 그나마 선배들을 제치고 2승씩을 올린 오태근과 장익제가 돋보였고 1승을 따낸 김대섭(23·성균관대) 정도가 세대교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편 간판 선수들이 미국과 일본투어의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오태근 강욱순 정준(32·캘러웨이)은 미PGA투어,장익제와 김대섭 등은 일본골프투어에 각각 도전장을 냈다. 여자골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김종덕-최경주-허석호의 바통을 이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