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최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대회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이 31일부터 3일간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천262야드)에서 열린다. CJ나인브릿지클래식은 2003년 시즌 LPGA 투어 31개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땅에서 열리는 대회로 세계 정상급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이 제주로 집결한다. 출전선수는 LPGA 투어 상금랭킹 50위 이내 선수와 국내 상금순위 상위 12명, 그리고 초청선수 7명 등 모두 69명. 우승 후보 0순위는 최근 58년만에 남자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위업을 달성한디펜딩 챔피언 박세리(26.CJ)가 꼽힌다. 박세리는 지난해 처음 열렸던 이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남자대회에서 컷 통과는 물론 공동10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마음껏 과시하면서 자신감이 부쩍 더해진 박세리는 대회 2연패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따라 잡기에 다시 시동을 건다는 각오다. 현재 소렌스탐에 35만9천달러 차이로 상금 2위에 올라 있는 박세리가 이 대회우승 상금 22만5천달러를 받으면 격차는 13만4천달러로 크게 줄어든다. 남은 3개 대회에서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사정권에 진입하는 셈이다. 이미 '시즌 평균타수 1위'에 주어지는 '베어트로피' 수상이 유력해진 박세리는이참에 생애 첫 상금왕 자리도 욕심을 내보겠다는 복안이다. 박세리는 또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사실상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를 모두 채우게 된다. 투어 대회 우승 포인트 1점을 확보하게 되는 박세리는 연말 베어트로피 수상으로 1점을 보탤 것으로 보여 연내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27점 획득이 확실해진다. 소렌스탐이 이 대회에 결장하는 것도 박세리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정작 박세리의 이같은 야심에 제동을 걸 선수들은 고국 동료들이 될 공산이 크다. 장타와 함께 두둑한 배짱으로 무장한데다 아이언샷과 퍼팅이 한결 정교해지고경기 운영 요령까지 능숙해진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가장 유력한 경쟁자다. 올해 2승을 수확하며 신데렐라로 부상한 한희원(25.휠라코리아)과 동갑내기 라이벌 김미현(26.KTF)도 고국 무대에서 치러지는 LPGA 투어 대회 정상을 탐내기는 마찬가지. 올해 부진에 빠진 박희정(23.CJ)도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일찌감치 귀국해 훈련에 몰두하고 있고 국내 상금왕을 지낸 강수연(27.아스트라)도 '한국땅이라면 자신이다'며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파'에서 이제는 LPGA 멤버로 변신한 국내 1인자 정일미(31.한솔)도 LPGA투어 대회 첫 우승을 고국에서 장식하겠다며 투지를 붙태우고 있다. 일본 무대에서 올해 4승을 쓸어 담은 이지희(24.LG화재)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노장 구옥희(47)와 고우순(39)도 '복병'이다. 이들 '국내외 코리언 군단'의 위세가 대단하지만 본바닥 미국 등 외국 선수들도우승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3승을 올린 캔디 쿵(대만)과 2승을 따낸 레이철 테스키(호주)를 비롯해 로라 디아스(미국), 로라 데이비스(영국), 웬디 둘란(호주), 로리 케인(캐나다), 카린코크(스웨덴) 등이 '코리언 군단'에 맞설 정상급 선수들이다. 또 이번 대회에는 내년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슈퍼 루키' 송아리(17)가출전해 눈길을 끈다. LPGA 사상 처음으로 커미셔너의 배려로 최연소 정회원이 되는 영광을 누린 송아리는 퀄리파잉스쿨을 공동5위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마치며 기세가 올라 있어 우승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이와 함께 올해 세계 골프계를 강타한 '미셸 신드롬'의 주인공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가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얼굴을 내민다. 엄청난 장타로 세계 골프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위성미가 난생 처음밟는 고국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 지 관심사다. 이밖에 내년 LPGA 투어 무대에 도전할 전미정(21.테일러메이드), 김주미(19.하이마트) 등 국내파 신예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겨루는 시험대에 오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