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7번째 우승을 노리던 거함 뉴욕 양키스를무너뜨린 주역은 플로리다 말린스의 젊은 에이스 조시 베켓(23). 베켓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9이닝을 던져 탈삼진 9개에 5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둬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팀 동료들은 베켓이 마지막 타자 호르헤 포사다의 땅볼을 잡아 직접 터치아웃시키자마자 그를 둘러싸고 환호하며 무동을 태우는 등 영웅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베켓은 지난 22일 3차전에서는 7⅓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3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이날은 양키스의 막강 타선을 상대로 한점도내주지 않아 이번 시리즈 1승1패, 방어율 1.10으로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3일만 쉬고도 6차전 선발을 자원해 가을이면 상대팀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양키스타디움에서의 원정경기를 멋지게 마무리한 것이 강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 팀이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승3패로 뒤져 탈락 일보직전에 몰렸던 지난 13일에도 베켓은 삼진 11개를 잡고 안타는 2개만 허용한 채 완봉승을 올려 월드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개인 성적은 6경기 출장에 완봉승으로만 2승(2패), 방어율 2.10, 탈삼진은 47개나 된다. 베켓은 정규시즌에서는 완봉없이 9승(8패)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큰 경기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지난 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됐던 베켓은 시속 96~98마일에 이르는 강속구와 90마일대 초반의 투심패스트볼, 각도 큰 커브의 위력이 대단해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았었다. 베켓은 지난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도 6승(방어율 4.10)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방어율을 3.04로 끌어내리고 탈삼진도 152개를 기록해 가능성을인정받았다. 텍사스주 태생인 베켓은 강속구를 던지고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 비슷한 스타일의 고향 선배 놀란 라이언, 케리 우드(시카고 컵스)와 마찬가지로 '텍사스 특급'의 뒤를 이을 강력한 후보. 3년전 어깨 부상을 당했던 베켓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물집이 잘 잡히는 증세가 있어 동갑내기 마크 프라이어(시카고 컵스.18승6패)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이번 MVP 수상을 계기로 내년 시즌 라이벌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