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날 9회초 SK 공격에서 2루수 박진만이 이진영의 타구를 잡아 2루를 터치하고 1루로 송구, 병살아웃시키는 순간 7-0이란 점수가 쓰여진 스코어보드 뒤편에서 일제히 축포가 터졌고 1루측 더그아웃에 있던 현대선수들은 모두 완봉승의 주역 정민태를 향해 뛰쳐나와 서로 얼싸안았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양팀이 최종 7차전까지 간 경우는 3번밖에 없는데다 더구나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최종전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정민태도 두 손을 높이 쳐들며 동료들을 반겼다. 정민태와 심정수, 이숭용 등 현대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얼싸안은채 어둠이내리기 시작하는 잠실구장을 돌면서 오래도록 감격의 우승을 만끽했다. 현대에게는 3번째이지만 이번 우승은 각별했다. 모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었고 팀에 물심 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구단주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이 비명으로 세상을 떴났기 때문. 현대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개막전 우승하면 고 정몽헌 회장의 묘를 찾아 우승컵을 바치기로 약속했다.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하는 정 회장을 떠올리는듯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우승을 이끈 김재박 감독을 헹가래 치며 다시 한번 우승을 확인한 선수들은 팬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현대 로고가 새겨진 장막을 위에 마련된 시상식장을 향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