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6.CJ)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평균 최저타수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수상이 유력해졌다. 상금순위나 다승 순위와 달리 시즌 평균타수는 선수들의 실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통계로 이 부문 1위에게 주어지는 베어트로피는 정상급 선수들이 가장 탐내는 상 가운데 하나. 베어트로피는 카리 웹(호주)이 '97, '99, 2000년 등 3차례 차지했고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95, '96, '98, 2001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모두 5차례 가져가는 등 두 선수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69.19타인 소렌스탐에 이어 70.00타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박세리는 소렌스탐이 규정 라운드 미달로 수상 자격을 잃게 되면서 난생 처음 베어트로피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출전과 고국 스웨덴 대회에 나가는 등 '개인일정'이 많았던 소렌스탐은 시즌 53라운드밖에 치르지 못해 베어트로피 수상에 필요한 70라운드에 턱없이 모자란다. 남은 3개 대회를 모두 출전해도 70라운드를 채울 수 없게 된 소렌스탐은 최근 LPGA 투어 사무국에 규정 라운드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타이 보타 커미셔너는 "특정인을 위해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미 79라운드를 소화한 2위 박세리가 유력한 베어트로피 수상 후보로 급부상한 것. 박세리는 그러나 남은 3개 대회에서 시즌 평균타수 3위(70.11타)인 로지 존스(미국), 4위(70.14타) 박지은(24.나이키골프), 5위(70.25타) 웹 등을 따돌려야 한다. 한편 이번 소렌스탐의 탈락으로 LPGA 투어는 베어트로피 수상에 필요한 규정 라운드수를 60라운드로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LPGA 투어에 비해 대회수가 2배 가까이 많은 PGA 투어도 시즌 평균타수 1위에 주는 바든트로피 수상 자격을 '연간 60라운드 이상 출전'으로 정해놓고 있다. 규정 라운드를 채우지 못한 소렌스탐은 캐시 위트워스(미국)가 갖고 있는 베어트로피 최다 수상 기록(6차례) 경신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