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6·CJ·테일러메이드)가 남자골프대회에서 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인가. 박세리가 도전하는 대회는 2003동양화재컵 SBS프로골프 최강전(남자부,총상금 3억원). 23일부터 26일까지 1백26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가운데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에서 열린다. 올해 남자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여자골퍼들은 모두 5명이었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인 애니카 소렌스탐을 비롯 그 누구도 '남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잰 스티븐슨이 미국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출전해 최종라운드까지 치렀지만 그 대회는 '커트'가 없었다. 소렌스탐을 비롯 세계여자골프 최장타자 로라 데이비스,'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등이 모두 2라운드 후 탈락하고 말았다. 이들의 성적은 커트라인에 최소 4타,최대 13타차나 모자랐다. 박세리가 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주장은 코스가 짧고 평이하다는데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대회코스가 파는 72이지만 길이는 7천52야드로 짧고,9개홀은 내리막 구조여서 박세리가 '거리 부담'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세리는 연습라운드때 파5홀에서는 쇼트아이언으로 서드샷을 날렸고,파4홀 어프로치샷 클럽도 긴 것이 5번아이언이었다고 한다. 박세리가 '소렌스탐도 탈락한 마당에 커트오프돼도 밑질 것이 없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샷을 한다면 의외의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 반면 일부에서는 국내대회라 해도 남자대회인 만큼 코스세팅이 까다롭다는 점을 들어 박세리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오픈에 출전한 데이비스가 좋은 예다. 또 경쟁선수들이 남자라는 부담감 등을 고려할때 박세리가 커트를 통과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세리는 1,2라운드에서 시즌 상금랭킹 1위 신용진(39·LG패션),지난해 챔피언 양용은(31·카스코)과 함께 플레이한다. 티오프 시간은 1라운드가 23일 오전 11시,2라운드가 24일 오전 8시12분이다. SBS는 이례적으로 많은 방송장비를 투입,전 라운드를 매일 오후 생중계한다. 갤러리 입장료는 하루 2만원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