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본선행은 내게 맡겨라.' '코엘류의 황태자' 조재진(22.광주)이 7일 오후 고양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04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홍콩전에서 본능적인 골마무리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홍콩 원정에서 자존심을 구긴 조재진은 이날 최성국(울산)과 투톱으로 나서 전반 9분 김두현의 왼쪽 프리킥을 받아 슛을 날리는 등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파고들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11분만에 최성국이 부상으로 실려나가 공격의 부담이 늘어나자 조재진은무리한 공격보다는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노련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라운드를 쉬지 않고 뛰던 조재진에게 기회가 온 것은 전반 인저리타임. 조재진은 김동진이 왼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문전으로 뛰어들며 날린 슛이 골기퍼에 막히자 재차 밀어넣으며 천금같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조재진은 추가골을 노리며 최성국 대신 투입된 남궁도(전북)와 짝을 이뤄 혼신을 다해 문전을 누볐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추가골을 뽑지는 못했다. 화끈한 한방을 선보인 조재진은 이로써 이날 경기장을 찾은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에게 확실한 스트라이커감으로 눈도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코엘류 감독 부임 당시부터 황선홍의 뒤을 이을 차세대 킬러로 지목받았던 조재진은 올시즌 프로축구에서 2골에 그치고 A매치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해 `속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코엘류 감독을 비롯해 올림픽대표팀의 김호곤 감독도 조재진의 성실성과잠재력 그리고 파워넘치는 플레이를 높이 평가하면서 잇단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프로구단 감독들도 조재진이 각급 대표팀에 차출이 되지 않았더라도 K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을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는 가장 기대되는 골잡이라고 입을 모을정도. 비록 이날 악착같은 근성으로 1골을 뽑아냈기는 했지만 상대가 약체인 홍콩이라는 점에서 조재진이 한국을 올림픽 본선에 올리기 위해서는 득점포를 더욱 예리하게다듬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재진이는 매우 성실한 선수로 신체조건 등에서 수준급 선수로 꼽기에 손색이 없지만 골마무리 능력을 더욱 높여야 진정한 킬러로 인정받을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고양=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