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월드시리즈 진출팀을 가릴 미국프로야구 챔피언십시리즈가 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된다. 플로리다 말린스-시카고 컵스(내셔널리그),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아메리칸리그)의 4강대결로 좁혀진 챔피언십시리즈는 7전4선승제로 펼쳐지며 특히 컵스와 보스턴은 오랫동안 시달려온 '염소의 저주'와 '밤비노의 저주'를 이번에는 풀어보겠다며 벼르고 있다. 컵스의 저주는 1945년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때 애완 염소와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가 입장을 거부당한 한 팬이 악담을 퍼부으면서 생겨났고, 보스턴의 저주는 1920년 `밤비노'로 불리던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뒤 월드시리즈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하면서 붙여졌다. 이같은 양팀의 다짐과는 달리 94년 창단한 플로리다는 97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 등 단숨에 정상급으로 성장한 신흥 명문이고 양키스 역시 통산 26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할 만큼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문팀. 한편 컵스와 보스턴에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최희섭(24.컵스)과 김병현(24.보스턴)이 뛰고 있어 이들의 출장 여부가 관심을 끈다. 하지만 최희섭은 예비선수로 동행하고 있고 김병현은 최근 욕설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 실제로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카고 컵스-플로리다 말린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컵스가 4승2패로 앞서 있으며 전문가들도 시카고가 투수진의 우위를 앞세워 4승3패 정도로 우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컵스는 1945년 이후 처음 13승 이상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케리 우드(14승10패)는 올시즌 내셔널리그에서 266개의 탈삼진으로 수위자리를 지키는 한편 플로리다를 상대로 2승무패를 기록했다. 또 카를로스 잠브라노는 주무기인 싱커를 앞세워 올해 플로리다에 12⅓이닝 동안 단 1점만 허용했고 조 브로우스키라는 걸출한 마무리도 보유하는 등 든든한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플로리다는 올해 시카고를 상대로 1승1패를 올린 신인 돈트렐 월리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내셔널리그 최다 팀 도루(150개)의 빠른 발과 리그 최소 삼진아웃 3위의 선구안을 앞세워 신생팀의 패기를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 양키스와 보스턴은 오래 전부터 숙명적인 대결을 펼쳐와 라이벌로 불리곤하지만맞대결은 거의 양키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양키스는 10승9패의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이번 대결에서도 여러모로 양키스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우선 5차전까지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보스턴과 달리 양키스는 6일 4차전에서 일찍 승부를 끝내 힘을 비축할 수 있었던 데다 마이크 무시나, 앤디 페티트, 로저 클레멘스, 데이비드 웰스 등 선발 4명이 디비전시리즈에서 모두 최소 7이닝을 버티는 등 안정적인 투수 운용을 펼쳐왔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이브 2개를 따낸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도 건재하고 무엇보다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이 강점. 반면 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에서 선발을 마무리로 돌려막기하는 등 마운드가 뒤죽박죽돼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보스턴은 노마 가르시아파라, 토드 워커, 매니 라미레스 등 어느 해보다 강력한 중심타선을 앞세워 투수력의 열세를 딛고 양키스를 뛰어넘어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말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