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가 극적인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 `숙적'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펼친다. 보스턴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의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콜리세움에서 열린 AL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호투와 매니 라미레스의 역전 3점포를 앞세워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보스턴은 2연패 뒤 3연승의 뒷심으로 지난 99년 이후 4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 오는 9일부터 양키스와 7전4선승제로 월드시리즈 티켓을 다툰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시카고 컵스와 플로리다 말린스가 8일부터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격돌한다. 99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던 보스턴이 챔피언십시리즈 관문을 통과하면 3승4패로 양키스에 고배를 마셨던 86년 이후 17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다. 보스턴은 1918년 월드시리즈 제패 후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 팔아넘긴 뒤 85년간 한번도 정상을 차지하지 못한 `밤비노(루스의 애칭) 저주'에 시달려 왔다. 이날 대결은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마르티네스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배리 지토의팽팽한 선발 대결로 3회까지 0의 균형이 이어졌으나 4회말 오클랜드가호세 기엔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 기선을 잡았다. 지토의 구위에 눌려 0-1로 끌려가던 보스턴 타선은 6회초 들어 폭발했다. 제이슨 바리텍이 좌월 1점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1사 1, 2루에서 타석에 오른 라미레스가 지토를 상대로 승부를 뒤집는 좌월 3점포를 작렬, 단숨에 승부를 4-1로 뒤집었다. 반격에 나선 오클랜드는 공수교대 후 미겔 테하다의 1타점 2루타와 8회 맥밀런의 1타점 좌전안타로 3-4, 1점차로 추격했다. 보스턴은 8회 구위가 떨어진 마르티네스를 내리고 알란 엠브리-마이크 팀린-스콧 윌리엄슨을 내보내며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마르티네스는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7안타 3실점으로 막고 통산 포스트시즌 4승째를 올렸고 9회말 투입된 로우는 1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으나 안타없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특히 9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한 데릭 로우는 라몬 에르난데스의 번트로1사 2, 3루에 몰렸으나 애덤 멜후스를 삼진으로 잡고 크리스 싱클턴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만든 뒤 테렌스 롱을 4구째 삼진으로 돌려세워 짜릿한 1점차 승리를 노래했다. 한편 지난 5일 관중 모독 제스처로 물의를 빚었던 불펜투수 김병현(24.보스턴)은 이날도 세이브 기회에서 등판하지 않아 챔피언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이동칠기자 tsyang@yonhapnews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