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퍼트를 잘 하는 골퍼들을 보면 스트로크도 좋지만,그린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제 아무리 좋은 스트로크를 갖고 있어도 그린의 '브레이크'(경사)를 제대로 읽을줄 모르면 퍼트를 성공할 수 없다. 요즘 골프장들은 그린이 넓기도 하지만,굴곡 또한 심해지는 경향이기 때문에 그린을 읽는 능력은 퍼트 솜씨와 직결된다. ◆전략 그린을 읽는 방법은 골퍼들에 따라 다르나 몇 가지 '기본'은 공통적이다. 먼저 그린의 높낮이나 잔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산·태양 등의 위치를 보는 것이다. 잔디는 물과 태양을 향해 자라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그린 주변에 워터해저드나 배수구 바다 등이 있으면 그 쪽이 낮은 것은 물론,친 볼도 그 쪽으로 더 많이 구른다고 보면 된다. 또 잔디는 태양을 향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하루 중 시간이 흐를수록 서쪽으로 눕게 마련이고 퍼트한 볼도 서쪽으로 흐르게 된다. 반면 잔디는 산을 싫어한다. 잔디는 물이 있는 낮은 곳을 향해 자라기 때문에 같은 그린이라면 산 쪽이 높다. 퍼트라인,특히 홀 주변의 잔디결을 잘 관찰해야 한다. 결이 홀 쪽으로 누워 있으면 골퍼가 볼 때 반짝반짝 빛이 난다. '순결'인 상황이므로 볼은 잘 구른다. 결이 골퍼 쪽으로 누워 있으면 색깔이 상대적으로 어둡다. '역결'이므로 평상시보다 좀 더 세게 쳐주어야 한다. 잔디결은 태양이 있는 쪽으로 눕고,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는 바람 방향으로 눕는다. 프로골퍼들은 그린에 접근하면서 대체적인 윤곽을 파악한다. 주변에 산이나 언덕 연못 등이 있는지 살피고 전체적인 경사에 대해 감을 잡는 것이다. 멀리서 보기 때문에 더 정확할 수도 있다. 예민한 프로들의 경우 그린에 올라가서 발바닥으로 높낮이를 간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린의 습기를 통해서도 빠르기를 진단할 수 있다. 물기가 많으면 그린이 무를 것이고,잔디가 잘 자라 볼 스피드가 느려진다. 반대로 햇볕이나 바람이 강하면 그린은 건조해지고 볼은 잘 구르게 된다. 그 밖에 동반자의 퍼트를 보고 감을 잡는 수도 있다. 한 눈을 감고 퍼터를 수직으로 늘어뜨려서 브레이크를 파악하는 '플럼 보빙'(측량추 방법)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습득하기에는 어려울 뿐더러 실제 효과도 크지 않다고 한다. 어떤 방법을 쓰든 퍼트라인은 홀 쪽과 볼 쪽에서 함께 관찰해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사정이 아니면,볼과 홀 중 낮은 쪽에서 퍼트라인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내리막 퍼트가 오르막 퍼트보다 브레이크를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멘털 포커스 골퍼 나름대로 그린을 읽었는데 스트로크를 하려는 순간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골프 교습가들은 이럴 때 "십중팔구는 처음 본 것이 정확하다"고 말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