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문제를 풀어 성적은 좋았지만 진짜 실력 평가는 다음 기회로.' 아시안컵축구 2차예선 1차 라운드에서 오만, 베트남, 네팔을 불러 `모의고사'를 치른 코엘류호는 3전 전승에 22득점, 무실점으로 외견상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오만을 뺀 두 상대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약팀들이라 제대로 실력을 평가받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코엘류 감독도 3경기를 결산하면서 "조직력과 압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대표팀에 신인들이 많이 합류해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새로 구성된 대표팀의 팀 워크를 맞추고 경기 흐름을 더 빨리 가져갈 수 있도록 담금질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대표팀 감독 취임후 5차례 A매치에서 단 1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골 가뭄이 네팔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기록된 A매치 최다골(16골) 등으로 해갈되긴 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자체 평가인 셈이다. 코엘류호는 오히려 중동의 복병인 오만과의 2차전에서 조직력을 갖춘 상대 수비를 뚫지 못해 1골 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고 베트남과의 첫 경기에서도 전반 내내 매끄럽지 못한 공격으로 답답증을 이어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다만 `황태자' 조재진이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하고 김도훈, 김대의, 우성용 등 중견 스트라이커들이 나란히 골맛을 보면서 자신감을 회복해 향후 `킬러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코엘류 감독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또 조재진, 최성국, 최태욱 등 올림픽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른바 `겹치기 대표들'이 성인대표팀에서도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치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는 소득이다. 그러나 이천수, 박지성, 안정환 등 해외파들이 빠진 대표팀의 공격력은 여전히 가다듬어지지 않은 측면이 자주 노출됐고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견고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코엘류호는 다음 달 19~24일 국내파로만 오만 원정을 떠나 이번에 만났던 팀들과 몸풀기 시험을 한번 더 치르고 11월 중에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이 확정된 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진짜 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내년 7월 중국에서 열리는 2004아시안컵축구대회에서 43년 만의 정상탈환을 노리는 코엘류호로서는 진정한 실력 평가는 아무래도 해외파들이 일부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유럽 강호와의 평가전에서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