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6·CJ·테일러메이드)가 국내 남자프로골프대회에 출전,한국 여성골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성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SBS측은 22일 서울 호텔롯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세리가 다음달 23일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에서 개막되는 '2003 SBS 최강전'(총상금 3억원)에 초청선수로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SBS측은 박세리를 출전시키기 위해 대회 형식을 매치플레이에서 스트로크플레이로 바꾸고,대회장소도 기존의 태영CC에서 서울과 가까운 레이크사이드CC로 변경했다. 또 국내 골프중계 사상 이례적으로 전 홀에 카메라를 배치해 전 라운드를 생중계할 방침이다. 그러나 박세리의 메인스포서인 CJ는 박세리의 출전을 반대하고 있어 대회의 최종 성사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CJ측의 한 관계자는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 미국에서 승수를 쌓아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은 입장인데다 올해 국내 여자대회가 많이 축소된 판에 남자대회에 나와 '쇼'를 펼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리가 특정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스폰서측과 사전 협의를 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도록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J측과의 대회출전 합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인터뷰에 응한 박세리는 "남자들에 비해 거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샷에 신경을 써야 한다.남자들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한 수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26일밤 개막되는 미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에 출전하기 위해 오리건주 컬럼비아 에지워터GC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강욱순(37·삼성전자)을 비롯 최광수(43·KTRD·파워빌트) 김대섭(22·성균관대) 등 1백10명의 국내 남자프로들이 출전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