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태(한국마사회)가 2003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금메달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며 세계대회 금맥 잇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복희(인천동구청)는 동메달을 아깝게 놓쳤고 이번 대회 첫 여자 남북대결은 북한의 승리로 끝났다. 황희태는 12일 일본 오사카의 오사카성홀에서 열린 대회 2일째 남자 90㎏급 결승에서 2001년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즈라브 즈비아다우리(그루지아)를 뒤곁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한국 선수단에 천금같은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독일 뮌헨 대회 조인철(용인대 교수)의 남자 81㎏급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 2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성공, 유도 강국의 체면을 살렸다. 금메달 기대주였던 조수희(용인대.여자 78㎏급)가 전날 16강 탈락하는 부진으로 분위기가 침체됐던 한국 선수단에 단비를 내린 것은 `헤라클레스' 황희태였다. 넘치는 힘을 앞세워 올해 독일오픈을 전 경기 한판승으로 우승했던 황희태는 1회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던 2001세계선수권 챔피언 프레데릭 드몽포콩(프랑스)을 업어치기 절반으로 꺾어 우승을 예고했다. 2, 3회전 한판 행진을 벌인 황희태는 2000시드니올림픽 2위 카를로스 호노라토(브라질)를 8강에서 오금대떨어뜨리기 한판으로 제압한 뒤 준결승에서도 유럽의 강호샤르헤이 쿠카렌카(벨로루시)에 우세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스위스월드컵 단체전때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즈비다우리와 마주한 황희태는 경기시작 30초 만에 들어메치기 절반을 빼앗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곧이어 효과 1개를 더 내주며 끌려가던 황희태는 냉정을 잃지 않고 즈비다우리를 계속 공격하며 힘을 뺀 뒤 2분12초를 남기고 뒤곁누르기 기술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하지만 여자는 이복희가 다 잡은 동메달을 놓쳤고 이번 대회 첫 남북대결에서도 패배를 안으며 이틀 연속 부진이 계속됐다. 이복희는 8강에서 엘레니아 스카핀(이탈리아)에 발목이 잡혀 패자전으로 밀려기사회생, 동메달 결정전에 나갔으나 안나 폰하르니어(독일)에 연장 승부 끝에 지도를 내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또 70㎏급에 출전한 `미녀선수' 배은혜(용인대)는 2회전(16강)에서 북한의 김연미와 남북대결을 벌였으나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중 매트에 머리를 박는 위험한 플레이로 반칙패했다. 김연미는 8강에서 고배를 마신 뒤 패자 결승전에서도 져 북한의 첫 메달 획득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국적을 달리한 3명의 동포가 출전한 남자 81㎏급에서는 한국의 최선호(남양주시청)와 북한 대표로 나선 재일동포 3세 김태의는 2회전과 1회전에서 탈락했다. 또 지난 2001년 일본으로 귀화한 재일동포 4세 추성훈(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은 결승 진출이 좌절된 뒤 밀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해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한편 전날 3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던 일본은 우에노 마사에가 여자 70㎏급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금 4, 은메달 1개로 1위를 지켰다. ◇12일 전적 ▲남자 81㎏급 1.플로리안 반너(독일) 2.세르게이 아쉬반덴(스위스) 3.알렉세이 부돌린(에스토니아) 로베르토 크라우치크(폴란드) ▲남자 90㎏급 1.황희태(한국) 2.즈라브 즈바아다우리(그루지아) 3.카를로스 호노라토(브라질) 시라헤이 쿠카렌카(벨로루시) ▲여자 63㎏급 1.다니엘라 쿠르크베르(아르헨티나) 2.드리우리스 곤살레스(쿠바) 3.엘레니아 스카핀(이탈리아) 안나 폰하르니어(독일) ▲여자 70㎏급 1.우에노 마사에(일본) 2.레옌 주루에타(쿠바) 3.야네트 보헴(독일) 에디스 보쉬(네덜란드) (오사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