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다 보면 이론적으론 공감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어프로치샷은 한 클럽 길게 잡으라, 타이트한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잡지 말라, 퍼트는 항상 홀을 지나게 치라,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내기 액수를 높이지 말라 등등이 그 것들이다. 그린주변에서는 가능하면 굴려치라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비단 겨울골프에서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프는 그린주변에서 굴려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 그러나 막상 코스에 나가 그린주변에 다다르면 마음이 바뀐다. 로프트가 큰 웨지로 볼을 띄워 홀앞에서 멈추게 하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뜻대로 볼이 갈 확률은 20%도 안될 것이다. 그런 샷은 잘 치기가 어려운데다 실수할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그린주변에서는 띄우는 것(로브샷 피치샷 등)보다는 굴리는 것(칩샷 러닝어프로치샷 등)이 훨씬 쉬울 뿐더러 결과면에서도 낫다. 특히 볼과 홀 사이에 러프 개울 벙커 언덕 등 장애물이 없는 상황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깃대가 그린 뒤쪽에 꽂혀 있어 볼이 그린에 낙하한 뒤 굴러가야 할 거리가 긴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린주변에 다다르면 '로프트가 작은 클럽이 스윙중 손목을 덜 쓰게 하며, 그것은 곧 실수확률을 낮춰준다'는 말을 기억하라. 웬만하면 굴려친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