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문지영(24.MU스포츠)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급 선수로 활약중인 한희원(25.휠라코리아),박지은(24.나이키골프), 강수연(27.아스트라) 등을 제치고 아스트라컵 한국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억원)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문지영은 4일 부산아시아드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문지영은 남자프로골프 이준영과 부부 프로 골퍼로 알려졌을 뿐 지난해 한솔레이디스오픈 준우승이 생애 최고 성적일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무명 선수. 그러나 문지영은 까다로운 부산아시아드골프장에서 3차례나 연습 라운드를 치른값진 경험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레이크사이드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일궜던 전미정(21.테일러메이드)이 2언더파70타로 2위를 달렸고 구윤희(21.하이마트), 한소영(30.이수화학), 그리고 아마추어유선영(대원외고) 등이 1언더파 71타로 공동3위에 포진했다. 그러나 연습 라운드 기회도 없었고 LPGA 투어 대회와 판이한 코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해외파'들은 모두 중위권으로 밀렸다. LPGA 투어 2승을 거두고 금의환향한 한희원은 2오버파 74타로 공동23위에 그쳤다. 8∼11번홀에서 4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린을 놓쳤을 때는 거의 예외없이 보기로 마무리하며 고전했다. 박지은 역시 버디는 1개 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보기 4개를 범하며 3오버파 75타로 공동31위까지 처졌다. 이 대회를 2차례나 제패한 강수연도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오버파 73타로 공동14위에 머물며 기대에 못미쳤다.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왕 베스 바우어(미국)는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6위에 오르며 체면 치레를 했다. 국내 상금왕 2연패를 노리는 이미나(22)는 버디 찬스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범하는 등 버디 1개없이 6오버파 78타를 쳐 하위권으로 처졌다. 이번 대회가 프로 선수로는 첫 경기인 송아리(17)도 2오버파 74타로 1라운드를마쳐 산뜻한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 해외파는 일제히 형편없는 코스 관리와 미숙한 경기 운영을 부진의원인으로 돌렸다. 선수들은 전날 내린 비 때문에 웃자란 그린 잔디를 제대로 깎지 않아 그린 스피드가 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 비해 3배 이상 느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박지은은 "때려도 때려도 볼이 홀까지 가지 않았다"고 말했고 강수연은 "내일그린이 빨라지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첫날 부진을 설명했다. 한희원은 "핀 위치를 알려주는 '핀시트'가 틀려 거리를 잘못 알고 치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며 "벙커에서 발자국이 정리가 안돼 미스샷이 나오기도 했다"고말했다. 선수들은 전날 폭우로 페어웨이가 젖은데다 넓은 그린에서 퍼트 실수가 잦아 이날 5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