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가 `멸공'을 주장하는 종교인에게 강력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전 11시 35분께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 매표소 앞에서 광주 모교회 전도사인 김모(41)씨 등 전도사 3명이 1t 트럭을 타고 가면서 북한 비판 행위를 하는 것을 북한 마라톤 선수들이 발견했다. 북한 선수들은 김 전도사 등에게 비방 중단을 요구했으며 인근에 있던 경비요원에게 제지를 요청한 뒤 11시 50분께 보조경기장에서 실시하려던 연습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등 물리적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고 대회 관계자들이 전했다. 경찰은 북한 선수들의 요구에 따라 방송과 유인물 배포 등 북한 비방행위를 즉각 중단시켰으며 김씨 등을 경찰서로 데려와 차량시위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 등은 차량 옆면과 뒷면에 북한 비방글을 기재한 채 "북한공산당은 반드시 무력남침한다. 하나님 역사로 멸공.북진통일 된다"라는 가두방송을 했으며 A4 용지에 '북한 환란과 우리민족의 살길, 멸공진리운동에 대한 의의, 공산당 재침과 북진통일'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경찰 조사결과 모교회 멸공진리회 소속 전도사인 김씨 등은 광주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이날 대구에 도착, 27일 강원도로 이동하는 등 전국순회투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북한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남측의 우익보수세력이 방송차까지 동원해 우리를 마구 헐뜯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남측의 경찰들은 이를 방치해 두다가 우리 선수들이 엄중히 항의해서야 이를 제지시켰다"고 주장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