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정상 탈환에 적신호가 켜졌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NEC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달러)에서 2년만에정상 복귀를 노리는 우즈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 7천230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로 부진했다. 합계 3언더파 137타가 된 우즈는 공동선두로 나선 데이비드 톰스, 크리스 라일리(이상 미국.133타)에 4타 뒤진 공동9위로 내려 앉았다. 우즈에게 남은 2일 동안 4타차 만회는 어려운 일은 아니나 '텃밭'이나 다름없는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오버파 스코어를 내며 선두권에 밀려난 것은 경쟁자들에게 '우즈 공포증' 탈출의 빌미가 될 전망이다. 우즈는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열린 이 대회를 3년 연속 제패했고 특히 지난 2000년에는 대회 최소타 기록(259타)와 코스레코드(61타)를세우는 등 이곳에서는 펄펄 날았다. 우즈가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오버파 스코어를 낸 것은 지난 97년 이후 두번째이며 이로써 13라운드 동안 라운드당 70타 이하 스코어를 내왔던 기록도 중단됐다. 15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선두권을 지키던 우즈의 발목을 잡은 곳은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은 16번홀(파5.667야드). 드라이브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낸 우즈는 겨우 5타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보기로 홀아웃했다.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는 우즈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러프와 나무 밑, 그리고 다시 두터운 러프 등 치기 어려운 곳으로만 볼을 보낸우즈는 결국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우즈는 "마지막 4개홀은 정말 힘들었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차분한 플레이가 강점인 톰스는 정확한 드라이브샷과 예리한 아이언샷을 앞세워3언더파 67타를 때리며 합계 7언더파 133타로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특히 톰스는 6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행운의 이글 덕을 톡톡히 봤다.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한번도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던 라일리는 퍼트 호조에 힘입어 보기없이 3개의 버디를 골라내 톰스와 나란히 공동선두가 됐다. 하지만 이날 관심의 초점은 올해 47세의 나이로 프레지던츠컵 대표로 선발된 프레드 펑크(미국)에게 쏠렸다. 1번홀(파4)에서 120야드를 남기고 피칭웨지로 친 두번째샷을 홀에 집어넣는 이글로 경기를 시작한 펑크는 보기없이 6개의 버디를 보태 8언더파 62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17,18번홀에서 잇따라 맞은 버디 찬스를 무산시키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3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던 18홀 59타의 벽마저 깰 수 있었던 펑크는 합계 6언더파 134타로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1타차 공동3위로 점프했다. 첫날 공동선두에 나섰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벤 커티스(미국)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6오버파 76타로 무너져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오버파 71타를 쳐 합계 4오버파 144타로공동57위에 머물렀고 나상욱(20.미국명 케빈 나. 코오롱)은 무려 10오버파 80타를치는 최악의 성적으로 꼴찌로 추락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